중동 전쟁 ‘불똥’ 한국까지 번질듯…기름값 얼마나 오르려나

이란 테러·후티 반군 공격 지속에 중동 분쟁 확대 우려
리비아 최대 유전 중단·OPEC+ 확대 발표에 유가 3%대 급등
머스크 등 주요 해운사 홍해·수에즈 운항 중단에 1년2개월만 최고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불똥이 중동 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작년 말부터 예맨 후티 반군의 위협으로 글로벌 해운사들이 잇달아 수에즈 운하 운항을 중단한 여파로 해상운임도 치솟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3.3% 급등한 배럴당 7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런던ICE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일 보다 3.11% 오른 78.2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5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WTI 선물 가격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하루새 가장 크게 상승했다.

친이란 예맨 반군 후티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리비아 최대 유전 가동 중단과 이란 대형 테러 발생 소식이 더해지며 국제유가 상승을 야기했다.

이날 후티는 홍해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의 컨테이너선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야흐야 사레아 후티 대변인은 해당 선박에 경고했지만,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구체적인 공격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CMA CGM 측은 해당 선박이 이스라엘이 아닌 이집트로 가던 중이었다면서 별다른 사고나 피해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석유수출구기구(OPEC) 회원국 리비아에선 대규모 시위로 인해 하루 생산량 30만배럴 규모의 최대 유전 엘 샤라라 유전의 가동이 중단됐다. 해당 유전은 지난해 7월을 비롯해 과거에도 시위대의 표적이 되어온 곳이다. 시위대는 리비아 정부에 더 나은 공공서비스와 지역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리비아의 원유 생산 규모는 일일 약 120만배럴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최근 앙골라가 16년 만에 OPEC 탈퇴 선언을 하면서 원유시장 영향력이 약화됐던 OPEC이 오는 2월 1일 회의를 열고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 플러스(+) 내 감산 합의 이행 점검 계획을 밝힌 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란에서 이날 2020년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최고사령관 4주기 추모행사에서 테러 공격으로 추정되는 2차례 폭발이 발생해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수에즈운하를 잇는 홍해 항로의 위험이 커지면서 머스크 등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수에즈운하 대신 화물운송에 더 큰 비용과 시간이 걸리는 아프리카 남단 항로로 운항하게 되면서 유럽-아시아 항로의 해상운임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수에즈운하는 세계 교역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곳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핵심 항로다.

아시아 대표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일주일새 지난달 22일 1254.99서 29일 1759.58로 504.58포인트로 무려 40%나 급등했다.

SCFI가 1700선을 넘어선 건 팬데믹으로 공급망 충격이 발생했던 지난 2022년 10월 21일(1778.69)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앞서 CMA CGM은 지난 2일 아시아-지중해 노선 컨테이너 운임을 오는 15일부터 지난 1일 요금의 2배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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