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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한 미디어·콘텐츠 정책, 새해로 이월…업계 격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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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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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가 약속한 미디어·콘텐츠 정책 발표가 미뤄지며 새해로 이월됐다.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 발전전략' 발표와 '미디어통합법' 추진, '유료방송 콘텐츠 사용료(대가 산정) 가이드라인' 마련 등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범정부 차원의 미디어·콘텐츠산업 종합발전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국무총리 소속 자문기구인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이하 융발위)가 미디어·콘텐츠산업의 정책지원 로드맵이라 할 수 있는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 발전전략'을 지난해 결국 마련하지 못했다.

융발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각 부처에 산재해 있는 개별 미디어·콘텐츠산업 정책을 모아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전문가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위원회다.

융발위는 미디어·콘텐츠산업의 정책지원 로드맵이라 할 수 있는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 발전전략'을 지난해 마련한다고 약속했으나 끝내 지키지 못했다.

업계는 융발위의 제한적 역할 탓에 발전전략 마련이 늦어진다고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 문체부, 방통위 등으로 미디어·콘텐츠 정책과 규제 역할이 나뉜 복잡한 거버넌스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규제와 중복 지원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융발위가 단순히 국무총리 자문만 담당하면 컨트롤타워로 기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방통위도 지난해 미디어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리·규제하는 미디어통합법을 제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국회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자진사퇴하는 등 내부 이슈로 법 제정에 진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지난해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사태로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동반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수사는 장기간 이어졌고 지난해 5월 말 한상혁 전 위원장이 면직되기까지 방통위는 사실상 전체 회의 소집이나 안건 의결 등을 하지 못하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8월 말 김효재·김현 전 상임위원이 임기 만료로 퇴임하면서도 일시적으로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가 된 바 있다.

과기정통부도 지난해 콘텐츠 사용료를 두고 매년 유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새해까지 숙제를 가져왔다. 지난해 유료방송 콘텐츠 사용료 가이드라인을 제출하지 못한 것이다.

유료방송 시장은 콘텐츠 대가 갈등으로 '선계약 후공급'이 돼야 하지만 '선공급 후계약'이 관행이 됐다. 콘텐츠 사업자는 중요성이 강조되고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대가가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료방송 사업자는 가입자 성장률 둔화와 재원 한계로 난색을 보여왔다. 매년 갈등이 빚어지자 과기정통부는 상호 간 계약이 근거를 가지고 이뤄질 수 있도록 대가산정 가이드라인 마련을 추진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정부가 미디어·콘텐츠 관련해 하고 싶었던 정책이 많아 어느 해보다 굵직한 계획이 많았지만, 사실상 제대로 발표된 게 없다”며 “정부가 일을 안 했다기보다는 대내외적 여러 여건들로 인해 결실을 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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