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9 (토)

이슈 로봇이 온다

'믿을맨' 거듭난 로봇 … 인력난 제조현장 활용 늘릴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근 찾은 경기 의왕시 현대위아 연구소. 소형 카트처럼 생긴 자율주행 물류로봇(AMR)이 짐을 싣고 분주히 공장 안을 오간다. 300㎏부터 최대 1t까지 물품을 옮길 수 있다. 라이다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를 작성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렇게 쌓인 주행 데이터로 위험지역을 별도로 분류해 작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와 지원자 급감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제조업과 중소기업의 업무 공백을 앞으로 로봇이 메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MR과 공장 무인화를 책임지는 협동로봇도 '일당백'이다. 다관절을 활용해 사람 팔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무거운 물건도 척척 들어올린다. 무게 5㎏부터 최대 15㎏까지 짐을 들 수 있으며 제품 조립 작업도 수행한다. 사람 움직임을 인식해 충돌을 예방하고 안전망 없이 작업자와 협업이 가능하다. AMR과 협동로봇은 공동으로 창고에서 부품을 스스로 꺼내고 가공과 검사 과정을 거쳐 다시 창고로 입고하는 작업 등을 수행할 수 있다.

현대위아는 '실시간 통합관제 시스템(ACS)'을 통해 서로 다른 AMR이 최적의 경로에서 일할 수 있도록 통제한다. 이들 외에도 실내외 배송 로봇, 안내 접객 로봇, 전기차 충전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이 사용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조사한 '로봇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로봇 관련 기업은 2509개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5조8933억원으로 2021년보다 5.1% 증가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로봇 수를 의미하는 '로봇 밀도'는 한국이 1012대로 세계 1위다.

생산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향후 로봇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정부도 2030년까지 민관이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1년 5조6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로봇시장을 20조원 이상으로 4배 가까이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생산인구가 320만명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인력난이 심각한 제조업·농업·물류·소상공인·산업안전 분야에 로봇 68만대 등 총 100만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로봇이 생산인구 감소와 노동인구 고령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보완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 공급이 부족해지는 곳에 로봇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신기술이나 새로운 기계가 채택되더라도 이를 다루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