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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빈대 공포 확산

"코로나·빈대 넘기니 감전사까지"…목욕탕 주인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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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전날 세종 목욕탕서 3명 감전사

발길 뚝…마포 목욕탕은 "20% 줄어"

손님도 걱정 "갈까말까 고민하다 와"

목욕탕단체 "원인규명 후 예방책 마련"

뉴시스

지난 24일 오전 5시 37분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70대 여성 3명이 목숨을 잃은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에서 경찰과 소방관계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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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한지 기자 = "코로나에 이어 빈대, 이번엔 감전사까지… 목욕탕업은 산전수전을 겪는 것 같습니다"

27일 뉴시스와 만난 서울 마포구의 한 목욕탕 주인 A(62)씨가 한숨을 내쉬며 한 말이다. 그는 "손님들이 감전사고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한다"며 "평소보다 20% 정도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몸의 피로를 풀고, 가족들과 함께 서로 등을 밀어주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인 '목욕탕'이 도마에 올랐다. 성탄 전날인 세종시 한 목욕탕에서 70대 입욕객 3명이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면서다.

A씨는 "빈대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감전사 문제가 터져버리니 속만 타들어간다"며 "코로나19가 잊어질 만 할 때쯤 빈대가 나타났고 빈대가 잠잠하다 싶으니까 또 이런 문제가 터졌다"고 토로했다.

실제 목욕탕 입구에는 평일 낮시간대라는 점을 감안해도 인기척이 드물었다. 코로나 유행과 빈대 논란이 지나가고 그나마 늘어나던 손님의 발길이 사고 이후 도로 뚝 끊긴 셈이다.

손님 김모(64)씨도 집에서 고민 끝에 목욕탕에 왔다고 한다. 그는 "목욕을 하면 힐링이 돼서 자주 이용하는데 감전사 소식을 듣고 갈까말까 걱정을 오래했다"며 "수중 안마기만 이용 안 하면 되겠다고 큰 마음먹고 온 것"이라고 전했다.

30년 가까이 된 또 다른 목욕탕에서는 업주가 이용을 꺼리는 단골 손님을 설득하는 게 한창이었다.

주인 김모(52)씨는 단골손님에게 "수중 마사지 하는 기기는 없는 목욕탕"이라며 "저희는 옛날식 목욕탕이라 물을 순환시키지도 않고 전부 배출시키는 구조"라고 열심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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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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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4일 오전 5시37분께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 여탕에서 70대 여성 3명이 감전당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세종소방본부에 따르면 목욕탕 여탕에서 "으악" 소리를 들은 탈의실에 있던 목격자가 신고했다.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은 사고 이튿날인 26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합동 감식을 하고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탕 내부에 설치된 기포 발생기, 수증안마기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목욕탕 업계는 입욕객들의 불안을 불식시키는 데 부심하고 있다. 소규모 대중목욕탕은 다중이용업소에 포함되지 않아 지방자치단체와 소방당국의 정기 안전점검 대상에서 제외돼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목욕업중앙회 관계자는 "업주분들이 전전긍긍하고 있고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며 "향후 원인이 규명되면 격려도 하고 예방 차원의 당부사항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z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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