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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0%대 쥐꼬리 예탁금 이용률 내년 1~2%대로 쑥, 중소형사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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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난해 0%대 초반이었던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이 내년 1~2%대까지 인상된다. 이자 장사 비판이 거세지자 증권사들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높이고 있다. 대형사뿐 아니라 중소형사까지 속속 인상 대열에 동참하는 상황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이 내년 1월 3일부터 0.55%였던 예탁금 이용료율 1.05%로 올린다. 리딩투자증권도 내년 1월 4일부터 0.2%였던 예탁금 이용료율을 1.02%로 상향한다.

대형사는 대부분 예탁금 이용료율을 1%대 이상으로 인상하고 있다. KB증권은 내년부터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1.06%(100만원 기준)로 0.03%p 올린다. 하나증권도 내년 1월 8일부터 0.35%였던 예탁금 이용료율을 연 1.05%로 상향한다. 이외 한국투자증권(0.4%), NH투자증권(0.5%), 메리츠증권(0.6%) 등도 이용료율을 내년 1월 중 1%대로 인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예탁금 이용료율이 1% 이상인 국내 증권사는 12곳으로 늘게 된다. 현재 100만원 기준 이용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미래에셋증권(2%)이다. 대형사 중심으로 예탁금 이용료율을 높인 가운데 지난해 가장 먼저 토스증권이 1%로 예탁금 이용료율을 올렸고 내년 다올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을 시작으로 중소형 증권사도 이용료율을 속속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 이용료율이 평균 0.4% 정도였는데 내년부터 1% 이상으로 올리고 있다"며 "증가율로 따지면 큰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에게 좋은 방향으로 진전이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변화가 관행화돼 정착화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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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금 이용료는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밖에 거래와 관련해 예탁받은 금전을 증권회사가 이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이자를 말한다. 증권사들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자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 후 증권금융으로부터 지급받는 수익금(이자)에서 직·간접비용(인건비, 전산비) 등을 공제금으로 차감한 뒤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을 결정한다.

그간 쥐꼬리 예탁금 이용료율 등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도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탁금 수익의 대부분을 증권사가 갖고 고객에게 아주 극히 일부만 돌려주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그 구조를 점검해서 해소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시기에도 예탁금 이용료율은 0% 초반에 머물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쌓여갔다. 금감원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개 증권사의 3분기 누적 투자자 예탁금 수익은 1조1988억원이다. 같은 기간 고객에게 지급한 예탁금 이용료는 2397억원으로 예탁금 수익의 20%에 그쳤다.

이에 올해 3월부터 합리적인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산정을 위해 당국과 금융투자협회, 주요 증권사 등이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0월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을 제정했다.

모범규준은 △직·간접비 구분 및 비용 배분방식 명확화 △산정주기 분기 1회 이상으로 개선 △내부심사위원회 심사 등 내부통제절차 마련 △예탁금 종류·금액·기간별 이용료율 공시 등 공시방식 세분화 등이다.

현재 증권사별 공시 방식이 달라 다양한 예탁금 이용료율 정보가 혼재돼 공시됐는데 내년 1월부터 예탁금 종류별, 금액별 공시화면이 세분화된다. 그뿐만 아니라 증권사 이용료율 변동추이, 증권사 운용수익률, 운용수익률·이용료율간 차이 등이 추가 공시된다.

투자자가 증권사별 예탁금 이용료율을 쉽게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셈이다. 물론 예탁금, 증시 대기 자금은 투자처를 찾아가려는 성질이 있고 오래 머물러 있지 않아 개인투자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초고액자산가나 법인의 경우 최근 증시 변동성 심화에 따라 대기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경향이 있어 예탁금 이용료를 비교해 따질 수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 등 연말 증시 훈풍으로 투자자 예탁금이 늘어나고 있어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예탁금 이용료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44조원대까지 빠졌던 예탁금은 이달 19일 53조원을 넘어섰고 지난 22일 기준 52조6122억원으로 집계됐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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