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시위 체포 중 과도한 물리력…경찰, 권고 불수용"

수서서 "적법한 공무집행…수용 어렵다"

지난해 11월 강남구서 시위 중 실랑이

목 젖혀 넘어뜨린 후 머리 누르고 제압

[서울=뉴시스] 지난해 11월24일 오전 8시30분께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가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타워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던 김선영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 지회장이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되고 있다.(사진=금속노조 제공) 2023.12.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시위 중이던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지회장 체포 과정에서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한 경찰관에 직무교육을 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권고를 서울 수서경찰서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서울 수서경찰서장이 경찰 물리력 행사 때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건 관련 경찰관들에게 직무교육을 실시하라는 권고한 데 대해 불수용 의사를 전해왔다고 27일 밝혔다.

수서경찰서장은 "피진정인들은 적법한 공무집행을 했다"며 "이를 방해하는 피해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정당하게 경찰 장구와 물리력을 사용한 것이다. 피진정인들이 과도한 제압으로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회신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7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수서경찰서가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유감을 표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김선영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 지회장은 지난해 11월24일 오전 8시30분께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가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타워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던 중 '집회 소음이 시끄럽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채증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대치지구대 소속 경찰관 A씨의 얼굴에 0.7~0.8㎝ 두께의 스티로폼 피켓이 얼굴에 닿았고 경찰은 김 지회장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김 지회장이 체포에 저항하자 경찰은 김 지회장의 목을 잡고 뒤로 젖혀 넘어뜨리고 머리를 눌러 제압해 수갑을 채웠다.

인권위는 이같은 경찰의 물리력 행사는 과도한 물리력 행사였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피해자의 신분이 노출된 상태였고 피해자가 폭행 도구로 사용했다는 선전 피켓이 엄지와 검지로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스티로폼 재질이어서 피진정인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행범 체포의 적절성에 대해서 "피해자가 스스로 경찰서로 가겠다는 의사를 십수회 밝힌 점 등을 고려하면 당시 피해자를 체포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급박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임의동행을 요청하거나 일반적인 형사입건을 통해 조사할 수 있었지만, 다수 시민이 왕래하는 강남의 큰 도로변 노상에서 피해자를 뒤에서 목을 젖혀 넘어뜨려 앉힌 후 머리를 누르고 제압해 수갑을 채운 것은 지나친 공권력 행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7월4일 김 지회장을 체포한 대치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을 포함한 해당 지구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하라고 수서경찰서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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