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민간인이 대피한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 초대형 살상용 폭탄을 쏟아부었다는 미 언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긴 했지만, 막상 알맹이는 빠져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도 이곳에 평화가 찾아오긴 어려워 보입니다.
뉴욕 김범주 특파원입니다.
<기자>
무게만도 1t 가까운 미군의 초대형 폭탄이 터지는 모습입니다.
두께 3m짜리 콘크리트도 산산조각 낼 정도로 파괴력이 강해서, 미군도 인구 밀집지역에서는 쓰지 않는 무기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이 폭탄을 미국에서 5천 발 이상 넘겨받아서, 그중에 최소 208발을 가자지구에 떨어트린 것으로 분석됐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위성사진을 AI로 분석해서 이 폭탄만 낼 수 있는 반경 12m 이상 폭탄 자국 숫자를 센 결과입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가자지구 남부 안전지대로 이동하라고 알리고는 이 지역을 집중 폭격했다고 전했습니다.
CNN도 국제법은 무차별 폭격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베트남 전쟁 이후 처음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는 전쟁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촉구하는 결의를 가결했습니다.
미국이 거부권을 쓰지 않게 협상하는 과정에서 휴전을 요구하던 문장은 빼고 서로 유리하게 해석가능한 표현들로 바꿔 넣다 보니까 맹탕 결의가 됐다는 비판이 유엔 내부에서부터 나왔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인도적 휴전만이 가자지구 사람들의 절박한 요구에 부응하고, 악몽을 끝낼 유일한 방법입니다.]
하마스는 핵심을 비워놓은 불충분한 조치라고 반발했고, 앰네스티를 비롯한 국제 구호단체들도 부끄러운 결과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오노영, 화면출처 : 뉴욕타임스)
김범주 기자 news4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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