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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총선 이모저모

여야 모두 '이 전 대표'발 분열위기…'분열은 필패' 맞나? 역대총선 보니'[애널라이즈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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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국민의힘 의원(18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분열은 곧 멸망으로 이어진다. 이쪽(보수) 진영이 분열되지 않도록 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민주당 초선 호소문(18일): “분열은 필패다. (이낙연 전 대표는)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막기 위한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민주당에서 함께 해달라”

내년 4월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여야 모두 분열 조짐에 휩싸였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낙연 전 대표가 각각 신당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각당은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여야 모두 총선을 앞두고 “분열은 필패” 라고 외치고 있지만, 두 명의 '이 전 대표' 모두 지금까진 계획대로 간다며 신당 행보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게 맞는 것일까. 최근 총선만 살펴보면 의외로 분열해도 승리하거나 뭉쳐도 패하는 경우가 나타납니다.

2016년 총선, 문재인-안철수 결별에도 야당 승리



대표적인게 바로 2016년 4월 20대 총선입니다. 지금처럼 당시 선거를 100일 조금 넘게 남겨두고있던 2015년 12월 14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 주역인 안철수 의원이 전격 탈당합니다.

전날밤 문재인 대표가 집으로 찾아가 만류했지만,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박지원, 김한길, 정동영 등 당시 반문 성향 비주류 세력도 잇따라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실상 분당 상태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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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 결행'을 막고자 안 전대표의 자택을 방문했으나 회동 불발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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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직전 진보 진영 분열사태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180석까지 얻을 수 있단 전망이 나왔지만, 정작 결과는 달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123석)이 제 1당에 올랐고, 호남을 석권한 국민의당(38석)이 3당에 올랐습니다. 정의당(6석)까지 합치면 범야권이 무려 167석을 차지한 겁니다.

박근혜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했지만 여권 승리



2008년 18대 선거는 반대로 여권이 분열했지만, 대승을 거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의원 등 친이계가 공천을 주도하며 친박근혜계를 대대적으로 물갈이하면서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은 극심한 분열에 휩싸입니다.

친박계가 공천 학살이라 불릴만큼 공천에서 밀리자 박근혜 당시 전 대표는 2008년 3월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박 전 대표는 “저는 어쩌면 속을 줄 알면서도 믿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속았습니다. 국민도 속았습니다”며 친이계를 정면 공격했습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공천 탈락한 친박계에 일일이 “어떤 선택을 해도 지지하겠다. 반드시 살아 돌아오라”고 격려했습니다. 이후 서청원, 홍사덕 등 친박 인사들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친박연대를 만들어 총선에 나섰고, 14석을 차지합니다.

헌정사 처음으로 이념이나 정책이 아닌 특정 대선주자의 친소관계를 전면에 내세운 급조정당임에도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무소속이지만 사실상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12명까지 합치면 교섭단체(20석) 수준을 넘는 제3당 수준의 파괴력을 보여준 겁니다.

당시는 2007년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당선된뒤 불과 4개월도 안돼 치러진 이른바 '허니문 선거'입니다. 사실상 여당의 압승 전망이 지배적일 때라 여권 분열에도 야당이 큰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통합해도 패했던 황교안, '질 수 없는 선거' 진 민주당



앞서 두 번의 선거는 분열해도 승리한 경우입니다. 반대로 2020년과 2012년 총선에선 통합을 했지만, 선거는 패배한 사례나 나왔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0년 21대 총선에선 보수정당이 통합에 성공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갈라진 보수 정치권이 황교안 대표의 미래통합당으로 뭉쳤으나, 여당(더불어민주당, 더불어시민당)의 180석에 크게 뒤지는 103석을 얻는데 그쳤습니다(미래통합당 84석, 미래한국당 19석)

당시는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코로나 정국이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다른 이슈들이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측면도 크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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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3047〉 부정선거와의 전쟁선포식 기자회견하는 황교안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부정선거와의 전쟁선포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1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2022-01-11 17:02:16/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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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2012년 19대 총선 직전엔 야권에선 통합과 연대가 화두였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내세운 친노세력 중심의 '혁신과 통합'은 당시 유력 대선주자였던 손학규 체제로 정비한 민주당과 합쳐 민주통합당을 창당했습니다. 또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들이 통합진보당을 결성하며 심상정, 노회찬, 유시민, 이정희 등의 진보 진영이 하나로 뭉쳤습니다.

하지만 통합 바람이 불었던 야권은 민주통합당(127석), 통합진보당(13석)으로 '선거의 여왕'으로 불린 새누리당(152석)에 과반 승리를 내줬습니다. 당시 민주당안에선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해 말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총선이 사실상 대선 전초전으로 치러지면서, 대선 주자들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여야 모두 분열 구도, 내년 총선 변수 가능성 작아”



흔히 정치권에서 선거 승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바람, 구도, 인물을 꼽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여다여'나 '다여일야'처럼 어느 한쪽이 분열하거나 통합하는건 선거 '구도'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여야 가릴 것 없이 “분열은 필패”라며 통합을 강조합니다. 이번 22대 총선을 앞두고는 여야 모두 전직 대표들의 신당 창당 바람이 일면서, 진영 구도 측면에선 비슷한 흐름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살펴본 것처럼 최근 총선을 보면 여야 구도보다 당시의 시대 분위기, 즉 '바람'이 좀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0년 '코로나 선거'나 2008년 '허니문 선거' 2016년의 '정권 심판론'이 대표적입니다. 이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도 여야의 진영 구도가 예상보다 큰 변수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여야 대결의 선거구도에서 한쪽이 분열하면 패배 가능성을, 통합하면 승리 가능성을 높인다”면서도 “그렇지 않은 상황도 역대 사례에서 나타나는데, 결국 정권심판 또는 정권옹호 기류가 거셀 때는 분열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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