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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국내 최초의 심정지 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국내 신약 개발 벤처 기업인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뇌세포 보호 신약 '넬로넴다즈'는 심정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데다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어 신약이 출시되면 국내 최초로 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정지 후 뇌손상 막는다
21일 질병관리청의 '급성심장정지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확인된 국내 심정지 환자 수는 3만3235명이다. 이는 인구 10만명당 64.7명에 해당한다. 조사가 시작된 2006년 39.8명에서 2020년 61.6명으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남성의 발생률은 82.4명으로 여성(47.5명)보다 많았다.
심정지는 심장 활동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멈춘 상태로, 4~5분 이상 방치될 경우 뇌를 포함한 신체 각 부위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손상이 빠르게 진행된다. 환자의 90% 정도는 사망에 이르며 생존한 환자들도 뇌 손상, 내부 장기 손상 등으로 영구장애를 겪기도 한다. 지난해 상반기 심정지 환자 1만7668명 중 생존상태로 퇴원한 환자(생존율)는 7.3%에 불과했다. 이중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 기능을 회복해 퇴원한 환자는 4.6%로 극히 낮았다.
현재 심정지 환자 치료는 심폐소생술과 환자의 체온을 32~34도 낮추는 저체온 치료법이 유일한데 효과가 미약하고 제한적이어서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넬로넴다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기도, 아주대학교 등의 지원을 받아 발굴한 신약으로, 심정지와 심폐소생 후 발생하는 뇌 손상을 막기 위한 세계 최초의 다중표적 약물이다. 뇌졸중이나 심정지후 뇌세포 손상의 주원인인 글루타메이트 신경독성과 활성산소 독성을 동시에 제어하는 약리작용을 갖고 있다.
삼성서울병원과 전남대학교병원 등 5개 대학병원에서 심폐소생후 코마(혼수)상태의 심정지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2상 결과, 약물 투여 90일 후 장애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자의 비율은 위약 투여군에서 40.7%였으나 넬로넴다즈 저용량 투여군 55.5%, 고용량 투여군 63%로 장애가 현저히 개선됐다. 중증 장애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환자는 위약 투여군에서 59.3%였으나 저용량 투여군 40.7%, 고용량 투여군 37%로 크게 감소했다. 투약과 관련한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 2상 연구책임자인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최진호 교수는 "국내 여러 병원과 함께한 공동 연구에서 뇌 손상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 약제의 임상적 응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심정지 환자에서 심장뿐 아니라 뇌도 함께 깨어나서 많은 환자가 회복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간 1조 블록버스터 신약될 것
넬로넴다즈는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심정지 후 뇌 손상을 막는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고, 2020년에는 희귀질환 신약 개발 과제로 선정돼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았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 2상 이후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상용화가 가능하다.
지엔티파마는 "미국과 중국에서 1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 이번에 진행한 임상 2상에서 넬로넴다즈의 약효와 안전성이 확인됨에 따라 다음 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심정지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지엔티파마의 넬로넴다즈가 출시되면 세계 최초의 심정지 치료약물이자 국내 최초로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엔티파마 곽병주 대표이사(연세대학교 생명과학부 겸임교수)는 "심폐소생후 코마상태의 심정지환자에서 넬로넴다즈의 뇌조직 보호효과와 장애 및 사망 개선효과가 확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년 1~2월경에 식약처에 희귀의약품으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심정지 임상 3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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