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도 봤는데…‘서울의 봄’ 단체관람 했다고 고소당한 학교교장

‘서울의 봄’의 누적 관객수가 천만돌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를 ‘단체관람’한 학교 교장이 보수단체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사진출처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누적 1000만 관객 돌파 초읽기에 들어간 영화 ‘서울의 봄’과 관련, 보수단체가 해당 영화를 단체 관람한 학교의 교장을 ‘직권남용죄’로 고발했다. 교원단체들은 “역사적 사실을 정쟁으로 비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가 ‘서울의 봄’을 단체 관람했다가 이에 반발한 보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회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해당 학교로 찾아와 시위를 했다.

해당 중학교는 학생들에게 ‘서울의 봄’과 다른 영화 중 하나를 골라 볼 수 있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단체들은 ‘서울의 봄’을 두고 “학생들을 선동해 왜곡된 역사의식을 심어준다”며 단체 관람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해당 중학교 외에도 영화를 보는 다른 학교에도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단체는 ‘서울의 봄’을 단체 관람한 용산구 소재 학교 교장을 ‘직권남용죄’로, 관련 성명을 발표한 실천교육교사모임 간부를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 16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성명을 통해 보수단체들의 시위를 비난하며 “극우적 역사 인식을 관철하기 위한 방식으로, 교사의 교육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현 사태에 대해 매우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정쟁으로 비화하려는 의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며 “일부 보수단체의 고발 행위야말로 명예훼손이며 사회적 소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2·12는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실제 삶과 연결해 학생들이 자기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학교의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일부 학교는 교육활동의 하나로 학생들의 단체 관람을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쓸데없는 고발로 국가 행정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수용하라”고 질타했다.

경북 포항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5~6학년생을 대상으로 ‘서울의 봄’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가 일부 학부모의 항의로 계획을 철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발생한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다. 12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9시간 동안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세력과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 담겼다. 신군부 세력의 반란 모의와 육군참모총장 납치, 대통령 재가 시도, 병력 이동과 대치, 정권 탈취 등이 긴박하게 그려졌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실존 인물과 이들에 얽힌 실제 사건에 픽션을 가미해 극적인 재미를 살렸다. 이 때문에 20일 기준 누적 관객수는 921만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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