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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새로운 '이민·난민 협정' 합의…부담 나누고 추방은 신속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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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 해상에서 관광객들이 이민자들을 태우고 이동하는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 선박을 바라보는 모습/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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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난민과 망명 신청자 등 이주민을 다루는 '신(新)이민·난민 협정'을 마련했다. 3년여에 걸친 논의 끝에 이뤄낸 합의인데, 인권단체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EU 이사회 의장국인 스페인은 망명 및 이주 협정의 정치적인 핵심 요소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 협정이 시행되려면 유럽의회와 최종안을 타결한 뒤, 이사회와 의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현 유럽의회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6월 이전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협정의 핵심은 난민 부담 분배다. 국경 역할을 해온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에 편중된 부담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특정 회원국에 난민 유입으로 인한 부담이 발생하면 다른 회원국은 일정 수의 난민을 나눠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EU 공동 기금에 돈을 내야 한다. 잠정적으로 금액은 난민 1인당 2만유로(약 2900만원)로 결정됐다.

난민 심사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입국 전에 망명 신청자의 국적, 연령, 지문, 얼굴 사진 등 기본 신원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한다. 난민 심사 단계에서는 통상 수개월이 소요되는 기존 절차 외에도 최대 12주가 걸리는 패스트트랙 과정이 진행된다. 패스트트랙은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이민자와 모로코, 파키스탄, 인도 등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은 국가 출신 이민자에 적용된다. 이들은 심사가 진행될 동안 국경 수용시설에 머물게 된다.

프랑스24는 "이 합의안은 망명 신청자에 대한 필터링 및 심사를 가속해 부적격하다고 간주되는 이들이 조속히 본국 또는 제3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인권단체들은 이 협정이 난민의 고통을 가중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합의에 따라 EU 국경에서 사실상 구금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며, EU에서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들을 위한 보호장치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난민협의회도 "EU 설립 이래 이뤄진 망명 및 이주 권리에 대한 가장 중대한 공격"이라며 "유럽의 암울한 날"이라고 비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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