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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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과도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2개월간 비트코인 강세의 후광 효과로 크게 올랐던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은 두 자릿수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20일 오후 1시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578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6일 6050만원을 넘어서며 올해 들어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2주 만에 4.5% 하락한 수치다. 비트코인은 560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반등한 후 최근 며칠간 5800만원선 안팎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다른 주요 가상자산의 하락 폭은 비트코인보다 컸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가상자산인 이더리움은 이달 들어 연중 최고점인 324만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이보다 8% 넘게 내린 29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동안 약세를 보이다 11월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던 리플도 10% 하락했다. 가상자산 시총 순위 10위권에 들어가는 에이다와 폴리곤 코인도 각각 15.1%, 17.7% 떨어졌다.
대표적인 P2E(Play to Earn·게임을 하면서 수익을 얻는 것) 코인인 위믹스도 최근 눈에 띄게 하락 중이다. 위믹스는 지난 10월 이후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기대감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가장 크게 상승한 코인 중 하나다. 여기에 코인원, 고팍스, 코빗에 이어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도 위믹스를 재상장하면서 가격은 더욱 뜀박질했다.
지난 9월 중순까지 700원대에 거래됐던 위믹스는 2개월 이상 강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 국내 거래소들이 잇따라 재상장 결정을 내리면서 지난 12일 위믹스는 9월 가격 대비 6배가 넘는 579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전체적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이날 코인원에서 4370원에 거래됐다. 최근 1주일 만에 가격이 25% 하락한 것이다.
지난 3개월간 지속된 가상자산 강세장에서 주요 알트코인들은 비트코인보다 더 큰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개별 단가가 높고 변동성이 작다. 반면 알트코인의 경우 개별 단가가 낮아 초기 투자 부담이 적어 큰 수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이 몰린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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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정장에서 알트코인이 비트코인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 것도 이런 단기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의 경우 내년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ETF 승인이라는 확실한 호재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블랙록과 아크인베스트 등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 신청서를 냈다. 미국 증권법은 SEC가 특정 증권의 상장 심사를 최대 240일까지 연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내년 1월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9월 말 이후 상당수 코인의 가격이 반등한 것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될 경우 비트코인을 매입하려는 기관 투자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되고, 다른 코인들 역시 후광 효과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늘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최근 투자은행 업계에서 잇따라 코인 시장의 ‘거품론’을 제기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은 한풀 꺾인 상황이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과도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면서 “SEC의 승인 결정이 나온 이후에는 오히려 매도 물량이 급증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2개월 넘게 여러 코인의 가격이 반등했지만, 여전히 가상자산은 투기성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내년 초 JP모건의 예상대로 현물 ETF 승인 후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경우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 알트코인은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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