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교회 대성전에서 예수 탄생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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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책임지고 있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69)는 매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난다. 눈을 뜨자마자 성경을 20장에서 30장 읽는다. 이렇게 해서 1년에 6번 정도 성경을 통독한다. 최근 성탄절을 앞두고 오전 9시에 인터뷰를 시작했으니 그로서는 많은 일을 끝낸 뒤였다. "새벽예배가 오전 5시에 시작하니까 그 전에 일어나야 일과를 다 끝내요. 새벽이야말로 나만의 온전한 시간이죠."
시간을 쪼개 쓰는 '새벽형 인간'이 지키는 또 다른 루틴은 2주에 한 번씩 대형서점에서 베스트셀러를 구매하는 일이다. "새로 나온 책들을 보면 젊은이들이 늪에 빠져 있는 것 같아요. 꿈과 희망이 없어지고 우울증과 불안, 극단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죠. 이를 극복하자는 희망코드도 굉장히 많아졌어요. 옛날에 나온 책 중에 '긍정의 힘'도 다시 나오더군요."
'절대 긍정'은 그의 키워드이기도 하다. "성경을 보면 출애굽(하나님의 인도로 노역의 땅 애굽을 떠나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출발한 사건)했을 때 유대인들이 부정적 얘기를 하다 광야를 돌다 망했어요. 우리 얘기입니다. 인간은 부정적인 것에 익숙해요. 이를 넘어서야 합니다."
긍정적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작은 거라도 감사할 거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 "건강한 것도 감사하고 자식이 탈선하지 않는 것도 감사죠. '365일 감사하자'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긍정은 마인드고 이를 언어로 접근하자는 거죠." 이영훈 목사는 얼마 전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을 마쳤다. "교회의 기능은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회복시키는 것인데, 섬기는 교회로서 역할을 많이 상실했어요. 또 교단이 많이 나눠진 것도 우리만의 특이 현상입니다. 장로교 교단만 250개예요. 캐나다나 호주만 보더라도 하나로 묶는 일치가 트렌드인데 말이죠."
65년 전 천막에서 시작한 교회를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시킨 조용기 목사 뒤를 이어 2대 담임목사에 취임한 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은퇴까지 5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등록교인은 58만명. "올해는 2만명, 내년엔 3만명이 늘 전망이에요. 현시대에 대해 절망하지 말고 꿈과 희망을 갖고 있으면 교회가 폭발적으로 부흥할 것입니다."
그는 일찌감치 저출산 문제와 여성 리더십에 주목했다. 2012년부터 10여 년째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지난 5월에 47명의 여성 목사를 배출했고, 내년에는 최초로 여성 장로 20여 명이 탄생할 예정이다. "우리보다 상황이 나은 일본이 저출산 해법을 더 획기적으로 터트렸는데, 우리도 파격적인 정책이 나와줘야 합니다. 출산하면 집 한 채를 주든, 아이 하나 낳을 때마다 1억원을 주든 해야 합니다. 남북 통일도 저출산 문제 해결책이죠."
4대째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난 그다. 평양에서 성공한 사업가였던 할아버지는 신앙의 자유를 찾아 성경만 들고 월남했다. 목사의 딸이었던 어머니 역시 아들에게 "늘 겸손해라. 하나님 말씀과 주의 종의 가르침에 절대 순종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조 목사의 설교를 듣다 경험한 성령충만은 학창 시절 '목사님'이라는 별명을 안겼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반장이 되었는데, 매일 다른 친구들보다 1시간 먼저 등교해 반 학생 60여 명의 이름을 불러가면서 모두 예수님을 믿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교회 곳곳에 성탄절 트리가 밝게 빛나고 있다. 예수가 이 땅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 "죄로 인해 영원히 멸망할 수밖에 없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였죠. 모든 영광을 버리고 자신을 낮춰 이 땅에서도 가장 낮은 곳인 말구유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더 높아지고 더 얻으려고만 합니다. 그러니 갈등과 대립이 끊임없이 나타나죠."
그는 "이번 성탄절을 계기로 이스라엘 전쟁이 멈췄으면 좋겠다"며 "믿는 사람들도 축제 분위기에 취하기보다 예수님의 희생과 사랑을 본받아 주위 어려운 이웃에게 베풀고 나누자"고 힘주어 말했다.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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