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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우상호 “내가 국민의힘이면 한동훈 비대위원장 선택 안 해… 바보 같은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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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라디오서 “위기 시 ‘이럴 줄 알았다’ 반응 나올 것”

세계일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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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판이 점차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자신이 만약 여당 구성원이라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우는 선택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코웃음을 쳤다.

우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도 그룹이 미는 건 사실이니까 결국 시간을 끌더라도 내부 설득으로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로 갈 가능성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 장관의 등판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과 ‘정치 경험이 없다’는 반론의 충돌을 끌어와 “계속 불안한 느낌을 갖고 가는 거니까 위기 요인이 발생했을 때 당 내부가 심하게 동요할 것”이라며 “‘이럴 줄 알았다’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겠냐”고도 내다봤다.

국민의힘 구성원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우지 않는다는 주장 이유를 진행자가 묻자, 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심판 정서가 굉장히 높지 않느냐”며 “그럴 때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답했다. 오히려 윤 대통령 심판 정서만 더욱 키운다면서다. 이와 함께 “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을 내세우면 ‘검찰 독재 프레임’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의힘에 불리한 프레임”이라고도 주장했다.

우 의원은 “저쪽(국민의힘)에서 한동훈 장관의 참신함 플러스 존재감을 활용하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 그대로 판단하겠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저분이 되는 게 상당히 반가운 일”이라며 “(정권) 심판 프레임을 강화할 수 있는 존재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전면전 성격으로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우는 국민의힘의 맞불 계획에는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이라고 우 의원은 비판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전초전이자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작용했던 지난 보선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하지 않았냐면서다.

중도 표심 잡을 지도부 구성이 오히려 현명할 거라면서, 우 의원은 “한동훈 장관이 잘해서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한 개인의 개인기로 윤석열 정권 심판 정서를 누그러뜨리기에는 쉽지 않다”고 봤다. 이 대목에서 ‘윤석열 정권의 오른팔’로 한 장관을 표현한 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 간다는 건 국민들의 심판 정서가 높은데도 당의 공천권을 쥐겠다는 생각이 더 강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여권 장악 의도가 여전히 짙다는 취지 분석도 더했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에 앞서 만난 기자들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지만 정치 경험 부족이 단점으로 꼽힌다’는 질문에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며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된다”고 말해 비대위원장직 제안이 올 경우 적극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한 장관은 자리에서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도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중국 근현대 작가이자 사상가인 루쉰(魯迅)의 저서 ‘고향’ 중 희망에 관한 표현 대목 인용으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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