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정보, 정보 조작, 광고 투명성 등 따질 예정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엑스 본사 옥상에 엑스 로고가 설치되어 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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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미국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대상으로 유해 정보 유통 문제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조사는 지난 8월말 본격 시행된 ‘디지털서비스법’(DSA)에 근거한 첫번째 조사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18일(현지시각) 엑스가 위기 관리, 콘텐츠 관리, 광고 투명성 등에서 디지털서비스법을 위반했는지 정식으로 조사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집행위원회는 “엑스가 제출한 위기 평가 보고서 검토 등 사전 조사를 거쳐 정식 조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사흘 뒤인 10일 엑스를 통한 거짓·유해 정보 유통이 크게 늘어났다며 엑스에 대해 디지털서비스법 준수를 촉구한 바 있다.
유럽연합의 엑스 조사는 유럽연합 내에서 불법적인 정보가 유통되는 걸 제대로 방지하고 있는지에 집중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특정 글에 이용자들이 의견을 덧붙이는 기능인 ‘커뮤니티 노트’ 등을 이용한 정보 조작 가능성, 광고 투명성, 연구자들에 대한 정보 공개 문제 등도 조사될 예정이다. 엑스가 유료 이용자들에게 부여하는 ‘파란색 체크’가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는 ‘기만적인 디자인’인지 여부도 함께 조사된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오늘의 엑스 정식 조사 개시는 거대 온라인 플랫폼들이 ‘(우리는) 너무 거대해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태도를 보이던 시대가 종말을 고했음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며 거대 온라인 서비스들의 횡포를 방치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10월 소셜미디어, 콘텐츠 공유 플랫폼, 온라인 상점 등 온라인 서비스를 통한 불법·유해 정보 유통을 막고 이용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디지털서비스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지난 8월 말부터 이용자가 유럽연합 인구의 10%(4500만명) 이상인 거대 온라인 플랫폼과 검색 엔진에 대해 우선 적용되고 있다. 내년 2월 17일부터는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 이 법이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디지털서비스법 위반 기업에 대해서는 전세계 매출의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엑스의 올해 광고매출액이 25억달러(약 3조2500억원)로 예상되는 만큼 최대 과징금은 1억5천만달러(약 1950억원)에 이를 수 있다.
세계 최대 갑부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유해 정보 처리 담당자를 포함한 전체 직원의 절반을 줄이는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이와 함께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유해 정보 감시를 크게 완화했고, 과거 유해 정보 유포 때문에 계정이 정지됐던 인물들의 서비스 이용을 다시 허용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이런 경영 방침 때문에 엑스가 대형 소셜미디어 가운데 거짓·유해 정보가 가장 심한 서비스가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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