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해로 발사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임석해 대응 방안을 지시하고 있다. 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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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은 내년 8월 연합 핵 작전 훈련을 예고한 한미 양국에 대한 '맞불' 성격의 무력시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핵에는 핵으로, 정면 대결에는 정면 대결로 대답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날 ICBM 발사는 전날 심야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을 한 뒤 불과 10시간여 만에 이뤄졌다. 이는 북한이 제2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이전부터 맞대응 시나리오를 짜놓고 도발을 실행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 17일 밤 SRBM 비행거리를 도발 원점인 평양 일대부터 미국 핵추진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입항한 부산작전기지까지의 거리인 약 570㎞로 잡았다.
동시에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제2차 한미 NCG 회의 결과를 비판하고 정세 악화의 책임을 한미에 떠넘기며 도발 명분을 만들었다.
북한은 담화에서 "(한미가) 워싱턴DC에 모여 앉아 위험천만한 핵전쟁 궁리를 하자마자 핵동력(핵추진)잠수함 미주리호를 조선반도(한반도)에 출현시킨 미국의 의도는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태한 상황은 우리 무력으로 하여금 보다 공세적인 대응 방식을 택해야 할 절박성을 더해주고 있다"며 고강도 추가 도발 강행을 경고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ICBM 발사는) 북한이 강대강 맞대응 의지를 보여주면서 한반도 문제의 군사적 주도권은 한미가 아니라 북한에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내년 11월 미국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정찰위성 추가 발사 △고체연료 기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ICBM 정상각도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등 고강도 대미 무력시위를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MBN '뉴스7'에 출연해 북한이 도발을 지속한다면 한미가 김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 제거작전인 이른바 '참수작전' 훈련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 장관은 방송에서 한미가 향후 참수작전 훈련이나 전략자산 추가 전개를 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참수(작전 훈련)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두 가지 다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을 고체연료 기반의 '화성-18형'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북한은 해당 ICBM을 지난 4월과 7월에도 시험발사했다.
신 장관은 "비행고도와 거리, 최고속도를 볼 때 7월 발사한 화성-18형과 유사하다"면서 "비행 면에서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 장관은 북한이 아직 ICBM에서 필수적인 기술인 탄두 재진입 능력은 완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한국과 일본의 국방당국 발표에 따르면 이번 북측의 ICBM은 약 73분간 비행했으며 비행거리 약 1000㎞, 정점고도 약 6000㎞를 기록했다.
이번 도발이 ICBM 고각발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정상각도 발사 시에는 1만5000㎞ 이상 비행해 사실상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으로서는 화성-18형 전력화를 가속화해 미국 본토를 겨눌 '새로운 창'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노렸을 수도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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