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일각에서 전망
우크라, 탄약 사용 제한
진창과 얼어붙은 포신…부상병 후송 훈련하는 우크라군 우크라이나 탱크병들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동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부상병을 후송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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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추가 지원이 차질을 빚으면서 미 국방부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내년 여름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정부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 지연이 향후 전황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10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614억달러(약 80조원) 규모의 군사지원 등이 포함된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비협조로 난항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면, 유럽에서도 원조를 미루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4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약 500억유로(약 71조원) 상당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이 헝가리 등의 반대로 불발됐다.
미국과 유럽의 지원이 모두 차질을 빚으면 우크라이나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반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 유럽 외교관은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 없이 어떻게 우크라이나가 추가적인 영토를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특히 탄약 등 무기의 지속 가능성은 문제로 지목된다. 미국의 지원이 불안해지자 우크라이나군은 탄약 소모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도 일부 전선에서는 우크라이나가 1발을 쏠 때 러시아는 5~7발의 대응 사격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전했다. 서방 관리들은 미국의 추가 지원이 없다면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미사일부터 대공 미사일, 포병 탄약, 자벨린 대전차 미사일, 스팅어 미사일 등의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서방 정보기관들은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도움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몇달간 전쟁 수행에 심각한 차질이 이어지거나, 심하면 내년 여름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할 가능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승리로 마무리된다면 유럽의 안보와 미국의 세계전략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자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지금은 전쟁 피로를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굴복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승리하게 되고 이는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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