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실시한 산업통상자원부 원포인트 개각으로 인해 정치권의 이목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사진)에게 더 집중되는 모양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이 임명된 지 3개월 만에 내년 선거를 위해 차출되면서 여권 내 총선 모드가 더 가속화했고, 여당 총선 전략의 핵심인 한 장관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 처음 방 장관에게 경기 수원지역 출마 의사를 타진했을 때 그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재직기간이 짧다는 여론의 비판과 당선 불확실성을 고려해 고사한 것이다. 그러나 거듭된 요청에 결국 출마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도 고민이 컸지만 선거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3개월 만에 산업부 장관 교체가 이뤄진 데 대해 "저희도 그게 좀 아픈 부분"이라면서도 "요새는 정치 분야가 우리나라에서 두뇌 역할을 많이 하기 때문에 국가 전체로 봐서는 크게 대미지(피해)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한 장관의 거취로 옮겨가고 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한 직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 장관이 급부상하면서 친윤계를 중심으로 조기 등판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한 당직자는 "비대위원장이 성공하려면 그 인물이 차기 권력이거나 대통령 신임을 전폭적으로 받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의원들이 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윤계 관계자는 "한 장관은 20대 청년부터 40대 여성 그리고 수도권 표심까지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비윤계에서는 정치 경험이 전무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 정치력이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온갖 풍상을 다 맞아야 하는 비대위원장 자리는 한 장관을 조기에 소진하고 총선에도 도움이 안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차기 총선 공천 경쟁을 염두에 두고 친윤계·비윤계가 각기 다른 셈법으로 의견 충돌을 빚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체적인 여론이 한 장관으로 쏠리는 분위기인 만큼 이르면 이번주 내로 한 장관이 사표를 제출하고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석이 된 국가정보원장 자리와 출마를 검토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의 후임 인선이 언제 발표될지도 관심사다. 외교부 장관과 국정원장에는 각각 조태열 전 외교부 차관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조 실장 후임으로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급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1차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주러시아 대사를 지내다 지난 4월 차관에 임명됐으며 미국과 러시아, 북핵 문제에 모두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외교·안보라인은 정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일부 유임까지 언급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유임도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검증이라든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그때그때 말씀드리겠다"면서 또다시 원포인트 개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안덕근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기업들과 더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역동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제윤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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