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
비극적인 현대사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 관객 수가 100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배우 황정민의 파격적인 민머리 비주얼과 연기력이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영화를 보다 분노가 느껴질 때 스마트워치로 심박수를 측정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으로 올리는 챌린지가 화제일 정도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등장인물들이 가명을 썼지만 역사적 실존 인물을 입체적으로 연기한 배우들의 열연과 명대사가 몰입감을 높인다.
여기에 1979년 시대상을 완벽하게 재연해낸 특수시각효과(VFX)와 컴퓨터그래픽(CG), 디지털 색보정 기술 등 포스트 프로덕션(후반 작업) 기술력이 영화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관객들의 공분을 이끌어냈다.
특히 디지털 인터미디어트(DI)는 영화 촬영 후 디지털화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하는 대표적인 후반 작업이다. 다양한 과정 중 색 보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흔히 '디지털 색보정' 작업으로 불린다.
디지털 색보정은 필름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뒤 컴퓨터로 조작해 더 좋은 질감을 얻는 작업이다. 촬영 단계에서 획득한 영상의 밝기, 색상, 채도 등의 차이를 편집이 끝난 최종 단계에서 색보정을 한다.
이 기술은 1980년대 코닥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처음 영화계에 등장하였을 때 논란이 많았지만 현재에는 영화 제작의 후반 작업 전체의 디지털 색보정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VFX와 DI 작업의 협업을 통해 후반 작업 공정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서울의 밤 영화 속 몰입도를 높여준 것도 이 기술이다. 캐릭터의 눈빛과 표정을 살리는 콘트라스트 작업이 인물의 입체감을 더한다. 장소와 인물의 차이를 나타내기 위해 투쟁의 순간에는 레드톤, 냉철하고 담담한 구간에서는 블루톤으로 대비 효과를 줬다. 명확한 색채 대비로 시대적 질감을 구현했다. 이 외에도 그레인(Grain) 과정으로 노이즈를 조정하며 묵직한 질감을 표현하는 등 과감한 시도를 펼쳤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 정우성(이태신 역)이 황정민(전두광 역)을 막기 위해 경복궁 인근으로 전차들을 출동시킨 장면은 CG로 연출했다.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재연해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특수 음향효과도 생동감을 높인다. 서울의 봄에는 총성, 포격 소리를 비롯해 차량, 군화, 무전, 확성기, 통화 등 다양한 특수음향이 활용됐다.
서울의 봄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CG와 음향, 색보정 등 디지털 기술력으로 잘 살려냈다. 정치적 논란과 별개로 포스트 프로덕션 기술력이 빛을 발한 작품이라는 평가다.
흥행 성적이 이를 입증한다. 개봉 20일 만에 누적 관객 700만명을 돌파했으며 손익분기점도 넘어섰다.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넘은 영화는 '범죄도시3'가 유일하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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