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까지 기준 올해 경남 스토킹 신고 건수 이미 지난해보다 많아
사천 아파트 인질 현장 |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경남 지역에서 스토킹 범죄가 잇따르면서 피해 여성 불안이 커진다.
스토킹 범죄는 재범 우려가 높아 피해자 보호가 중요하지만 스토킹 전담 인력은 부족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올해 스토킹 신고 및 입건 건수는 각각 1천564건·604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천306건·535건)과 비교해 각각 19.8%, 12.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신고 건수(1천424건)는 이미 뛰어넘었다.
최근 같은 여성을 상대로 한 스토킹 재범이 잇따르는 점도 피해자 불안을 키운다.
지난 12일 경남 사천에서 스토킹 범죄 신고에 앙심을 품은 20대 남성이 피해 여성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다 투신했다.
이 남성은 지난해 9월 피해 여성의 스토킹 범죄 신고로 지난 6월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고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태였다.
그는 피해자가 쓰레기를 버리러 잠깐 집을 비운 사이 몰래 집 안에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 6일에는 스토킹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석방 이후에도 계속 피해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협박했다가 구속기소 됐다.
이 남성은 지난 9월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뒤 약 한 달 만에 다시 피해자에게 하루에만 문자메시지를 41번이나 보냈다가 재차 구속됐다.
스토킹(CG) |
스토킹 범죄가 늘지만 담당 인력은 부족하다.
현재 스토킹 전담 경찰관은 경남 지역 각 경찰서와 경남경찰청에 1명씩 지정돼 있다.
이들은 신고가 접수되면 피해자에게 연락해 수사 절차와 피해자 보호 지원 제도 등을 설명하고 피해 내용을 상담하는 역할을 한다.
관련 범죄가 늘면서 지난해 1인당 사건 건수도 59.3건에 달했다.
경남 지역 한 스토킹 전담 경찰관은 "경찰서 급지에 따라 스토킹 사건뿐 아니라 교제 폭력 등 다른 업무를 같이 하는 곳이 많아 업무 과중 우려가 있다"며 "관련 인력이 늘어나야 조금 더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 특성상 재범과 강력 범죄로 이어질 우려가 큰 만큼 좀 더 촘촘한 제도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스토킹은 연인과 부부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관계형 범죄로 친밀함을 바탕으로 쉽게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스토킹은 특성상 언제든 심각한 범죄로 발전할 수 있지만 특히 초범은 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에 그치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스토킹 범죄를 다루는 전담 인력이 부족한 데다 재량도 한계가 있어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며 "스토킹은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을 갖고 초기 피해 발생 때부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여러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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