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5 (수)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마지막 의정보고서 결국 눈물 흘린 장제원 “긴 터널로 들어갈 것… 잊히는 게 두렵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부산 사상구청서 마지막 의정보고

“尹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박수 받고 나온다면 터널에서 못 나와도 여한 없을 것”

세계일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오후 부산 사상구청에서 열린 마지막 의정보고회를 갖기에 앞서 지지자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부산=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새로운 국회 출범 후 자신이 들어서게 될 기나긴 터널의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표출했다.

장 의원은 15일 오후 부산광역시 사상구청에서 열린 자신의 마지막 의정보고회에서 “(내년에) 새 국회가 만들어지면 저는 긴 터널에 들어갈 것”이라며 “잊혀질 것이다, 잊혀지는 것도 두렵고 터널에 들어가 어두워지는 것도 무섭다”고 토로했다.

장 의원은 그러면서도 “윤석열 대통령께서 3년 반 후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박수를 받고 나온다면, 저는 그 컴컴한 터널에서 못 나와도 여한이 없다”며 “만족하겠다”는 말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애정이 더 크다는 것을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입문 단계부터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원조 윤핵관’으로 불린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이 ‘변방의 정치인’이던 자신을 ‘중심인물’로 만들어줬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라고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 윤 대통령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고,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의 자연적인 생명은 어머니가 주셨다”고 말한 뒤에는 “정치적인 생명은 주민들께서 주셨다”고 자신을 지지한 지역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표했다. 그러면서 “은혜를 갚기 위해 열심히 뛰었고 낙후된 것들을 고치고 바로 세워 이제 겨우 시작하게 됐는데,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게 돼 죄송하다”고 장 의원은 고개 숙였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나와 다시 사상구에서 당선됐던 2016년의 제20대 총선을 떠올리고는, “제게 새 정치생명을 불어넣어 줬듯이 여러분이 좀 지켜주시라”면서 “주민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말을 장 의원은 더했다.

장 의원은 20대 총선 당선 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압도적인 주민의 지지를 받았지만 공천에서 배제돼 외롭고 고독한 선거 일정을 치러야 했다”며 “두려움에 잠을 설치고 눈물도 흘렸지만 사상 주민이 제 손을 잡아 주셨고, 어깨를 두드려 주셨다”고 많은 지지가 있었기에 당선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세계일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오후 부산 사상구청에서 열린 마지막 의정보고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을 향한 애정 표현도 빠뜨리지 않았다. “매일 선거운동하지, 공천 떨어지지, 무소속 출마하지, 대통령 선거한다고 집에도 안 들어오지, 아들놈은 사고치지”라며 배우자의 그간 마음고생이 적잖았으리라 공감한 장 의원은 “이런 여성이 참고 인내하지 않았으면 제가 이렇게 못했을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장 의원은 “지금 어머니가 85세인데 99세까지만 건강하시면 제가 반드시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정치적 재기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말을 맺었다.

장 의원은 이날 지지자가 직접 쓴 편지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총선 불출마 대신에 장 의원이 3년 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2008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나와 부산 사상구를 지역구로 첫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