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출산 관련 전문가 시리즈 간담회에서 한국의 인구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주관 저출산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의대 출신인 김 교수는 "스카이·의대 프리미엄 때문에 한국은 족쇄에 묶여 있다"면서 "좋은 학교 혹은 의대를 나온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혜택을 누리는데, 이런 노동시장의 성격이 출산을 막는 교육 문제의 근원"이라고 진단했다.
또 "홍콩 출산율이 한국과 비슷한데 홍콩과기대 교수들은 평균 2명을 낳는다"며 교수들의 높은 임금과는 별개로 양국을 비교해 한국의 저출산 원인을 풀어냈다.
김 교수는 "홍콩의 아파트 '국민 평수'는 15∼17평인데, 우리 학교 교수들은 채용 시 월급의 10%만 내면 30∼60평 아파트를 제공받아 주거 문제가 해결된다"며 "홍콩에서는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교수들의 높은 출산율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사도우미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일·가정양립을 이루려면 부모들이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청년층이라고 해서 우리 세대 때의 청년을 생각하면 안 된다"며 "결혼·출산을 눈앞에 둔 지금 청년에 대한 이해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역시 "최근 정책 효과성을 분석한 한 연구를 보니 현금 지원 시 상당 부분이 아이 교육비로 들어간다고 한다"며 "정책의 경중을 가려야 하고, 아이들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항목을 늘리는 방식으로 현금이 아닌 다른 방식의 경제 지원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준화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일·가정 양립이 잘 안 이뤄진다"며 "양립이 잘 이뤄진다면 우수인재 확보, 생산성 향상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기업 분위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최고경영자(CEO)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전문가들의 제안을 조만간 열릴 범부처 회의에서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50년간 한국의 총인구는 1550만명가량 급감하면서 3600만명대에 머물 것이라는 통계청의 전망에 따라 출산 관련 정책의 획기적 변화가 시급해졌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