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7시 4만1000달러대
원화기준으로는 5700만원대로 하락
차익실현 매물 및 FOMC 긴장감 반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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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비트코인 왜 내가 6000(만원)에 사니까 400(만원) 떨어짐.’ (12일 한 온라인 투자게시판)
간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락했다.
12일 코인마켓캡에 다르면 이날 오전 7시 26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4만1239달러로 전일대비 6% 가량 하락했다.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원화 가격은 같은 시각 5700만원 수준으로 6000만원에 육박했던 전날 가격보다 5% 떨어진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두고 최근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주 열리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통화긴축 완화 속도가 자칫 시장의 기대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 숨고르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 [빗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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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3만5000달러대에 있던 비트코인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5일에는 4만5000달러를 찍는 등 한 달여 만에 30%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일주일째 조정을 거치면서 추가 상승에 베팅했던 물량이 청산되고 여기에 차익을 노린 매물도 쏟아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리처드 갤빈 디지털자산캐피털매니지먼트 공동창업자는 "(투자자들이 많은 빚을 내서 투자하는) 시장 레버리지가 크게 증가했다"며 "현재 하락은 어떤 뉴스에 의한 것보다 (투자자들이 빚을 갚기 위해 이를 청산하는) 시장 디레버리징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가상화폐 거래·정보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이날 가상자산 상승에 베팅했던 4억500만달러가 청산됐다. 이는 9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IG 오스트레일리아(IG Australia Pty)의 시장 분석가인 토니 시케모어는 "비트코인 하락은 그동안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3만7500달러에서 4만 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지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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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 등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관련 미국 주식도 대거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최대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약 980만2000달러(129억4000만원) 순매수했다. 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해외 주식 가운데 메종 솔루션스(253억1000만원)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 3위를 차지한 엔비디아는 826만7000달러(109억1000만원) 순매수해 코인베이스 순매수액보다 153만5000달러 적었다. 화이자(101억9000만원), 마이크로소프트(96억4000만원) 등이 각각 순매수 상위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코인베이스 순매수 순위는 지난달 31위(869만9천달러)에서 이달에는 2위로 껑충 뛰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글로벌주식전략팀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늘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코인베이스에 대한 매수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이 커지며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검토하고 있는 현물 비트코인 ETF 10여개 중 내년 1월 10일까지 한 개 이상이 승인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달 들어 8일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1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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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관련주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보유 중인 한화투자증권과 우리기술투자는 이달 들어 주가가 각각 15%, 27% 올랐으며 가상자산 관련주로 묶이는 위메이드와 네오위즈홀딩스도 각각 33%, 2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가상자산 관련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과도한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민호 신영증권 디지털자산 담당 연구원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내년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많이 선반영된 부분이 있다"면서 "내년 대만 총통 선거,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세계 시장에 영향을 주는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요인)가 지속되면서 금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 비트코인 가치가 계속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잠재적 수요를 실수요로 이끌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 관련 소비자 보호 정책 등도 마련돼 과거와 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고 짚었다.
임 연구원은 "지표상으로 지난 2019년, 2021년 대비 아직 과열까지는 아닌 상태라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여력이 더 있을 것"이라며 "내년 1월 ETF 현물 승인 시 일차적인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후 기관투자자 실수요 증가 등으로 다시 완만한 상승세를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욱 NH투자증권 디지털자산 담당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현물 ETF로부터의 자금 유입으로 내년 상반기 강세를 보이고 하반기부터는 이더리움도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다만 현물 ETF 승인이 3월까지 미뤄질 수 있고 규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승인 차질로 하락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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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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