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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시위와 파업

'분노의 과잠 시위' 경북대-금오공대 통합 논의, 시작도 못 하고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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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본관 앞 과 점퍼 항의에다
홍준표 시장 부정적 반응 때문인 듯
11일 우중에도 본관 앞 '학생 총궐기'
한국일보

경북대생들이 11일 낮 경북대 본관 앞에서 금오공대와의 통합반대 등을 촉구하는 학생 총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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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와 금오공대의 통합논의가 학생 반발 등에 밀려 사실상 중단됐다. 글로컬대학30 선정 예선전에서 고배를 마신 경북대는 지역대학 통합을 통한 재도전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경북대 등에 따르면 경북대는 금오공대와 통합 검토 자체를 전면 중단했다.

경북대 관계자는 11일 “금오공대와 구체적인 논의 자체가 없었다”며 “논의 자체가 없었는데 학생들이 저렇게 반발하니 억울한 감도 없지 않다”며 통합 전면 중단 입장을 밝혔다.

경북대총학생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7일 홍원화 경북대 총장과 면담 결과 ‘통합추진 보도는 사실 무근이며, 통합 논의는 이미 백지이기 때문에 전면 백지화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경북대 총학은 학과 점퍼 수백 벌을 본관 앞 계단에 벗어 두며 반대의사를 밝힌 데 이어 11일 우중에도 집회를 열고 홍원화 총장의 공식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경북대는 글로컬30대학 선정을 위해 대구교대와 통합을 추진하다 무산되자 단독으로 신청, 지난 6월 전국 15개 대학을 선정한 예비지정에서도 탈락했다. 당시 예비지정 대학에는 일반대인 국립안동대와 전문대인 경북도립대 등 통합을 전제로 한 전국 4곳이 포함됐다. 이들 4곳은 10개인 최종 선정대학 관문을 통과했다.

경북대는 내년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해선 지역 국립대와 통합 없이 단독으로는 어렵다고 보고 금오공대와 통합을 검토했으나 시작도 못 해보고 무산된 셈이다.

이는 학생 반발뿐 아니라 홍준표 시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 내 게시판 '청문홍답'에서 경북대와 금오공대 통합에 대한 질문에 "글로컬대학 1,000억 지원 노리고 대학의 덩치를 키워 본들 비대해진 대학의 경직성 경비로 다 소진될 것”이라며 “대학을 다이어트하고 질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옛 명성을 회복할 기회”라며 통합에 부정적 의사를 밝힌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연간 2조 원 규모의 예산지원 권한을 지자체에 대폭 이양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사업이 내년까지 시범운영을 거쳐 2025년 전면 시행된다. 이 와중에 대구시장이 통합에 부정적 의사를 밝힌 것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컬대학도 ‘지역발전전략과 연계한 특화분야’를 정할 때 관할 지자체와 협력은 필수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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