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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의원직 사퇴’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 속내는 따로? “트럼프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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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트럼프의 남자’에서 등 돌렸으나
결국 강경파에 의해 의장직 해임 ‘굴욕’
“트럼프 승리 믿어... 내각 참여 의사도”
한국일보

올해 5월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당시 연방 하원의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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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전 연방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다. 두 달 전 당내 강경파에 의해 의장직에서 축출당했던 그가 ‘트럼프 진영’에서 재기를 도모하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의원직 사퇴 선언을 두고 ‘정계를 완전히 떠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를 뒤엎은 셈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는 매카시 전 의장이 10일 방영될 ‘CBS뉴스 선데이 모닝’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대통령 트럼프’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대선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내각에서 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적절한 자리에 내가 만약 최적임자라면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매카시 전 의장은 “나는 많은 정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했고, 우리는 (2022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승리를 함께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지킨다면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기며, 공화당이 하원에서 의석을 늘리고, 상원에서도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이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 원내대표와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국제골프클럽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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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초기부터 함께했던 매카시 전 의장은 한때 ‘트럼프의 남자’로 불렸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공개적인 지지 표명을 거부하면서 파열음을 냈다. 특히 2020년 11월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이 이듬해 1월 6일 벌인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탓에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올해 1월 하원의장에 올랐으나 임기 내내 ‘트럼프 지지’의 선봉에 선 공화당 강경파에게 시달려야 했다. 의장 선출 때에도 강경파의 거부로 15차례 투표를 거친 매카시 전 의장은 지난 10월, 역시 강경파가 주도한 해임 결의안 통과로 자리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2개월 후인 이달 6일, “워싱턴(미국 정치권)이 더 많은 일을 할수록 더 나빠지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연말에 하원의원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매카시 전 의장의 의원직 사퇴 선언 직후,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추긴 혼란과 대결의 문화 탓”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다시 그가 ‘트럼프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이 같은 해석은 완전히 틀린 것으로 귀결되는 모양새가 됐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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