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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미국 대학가 흔든 '반유대 논란'에 하버드대 총장, 결국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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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청문회 발언 문제돼 사퇴 압박까지
한국일보

지난달 16일 미국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가자에서 대학살을 중단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매사추세츠=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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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미국 대학가를 뒤흔드는 '반(反)유대주의'에 하버드대 총장까지 결국 머리를 숙였다. 앞서 미국 연방 하원 청문회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과격 발언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은 데 대해 안팎에서 집중포화가 쏟아지자 공식 사과한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이 교내 신문 '하버드 크림슨'을 통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게이 총장은 지난 5일 하원 교육위원회가 아이비리그 명문대 내부의 유대인 혐오 여론 등과 관련해 개최한 청문회에 출석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공화당 엘리즈 스테파닉 의원의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일부 학생들의 과격한 주장이 대학의 윤리 규범 위반이 아니냐'는 질의에 "끔찍한 발언"이라면서도 "하버드는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고 답해 논란이 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게이 총장은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집중력을 잃었다"며 "분명하게 정신을 차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맑은 정신에서 이야기하지만, 유대인에 대한 폭력 선동과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위협은 하버드대에 발붙일 수가 없고, 반드시 합당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이 총장이 교내 신문을 통해 공식 사과한 것은 교내외서 사퇴 여론 확산 등 역풍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게이 총장을 비판했고, 대학 안팎에선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바 있다.

연방 하원 교육위원회는 하버드대를 포함해 펜실베이니아대(유펜),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정책 및 교육 과정 전반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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