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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돈 안되니깐 지워"…진료기록까지 조작하는 병원[보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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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마음대로 고무줄 가격 '비급여' 노린 보험사기

급여·임의비급여는 슬그머니 지워···보험금 20억 꿀꺽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추간판 제거술은 돈 안 되니까 지워”

진료기록서 작성 공들인 OO병원, 진짜 이유는

경기 OO병원은 유독 진료기록 작성에 공을 들인다. 진료기록서에 급여(건강보험에서 의료비 보장) 수술들을 삭제하고, 실손의료보험에서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비급여 수술들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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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병원은 디스크 치료를 위해 내원한 환자들에게 급여·비급여 수술을 병행했지만, 진료서엔 고가의 비급여 수술들만 기록했다.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것이다.

예컨대 질병의 근원적 치료를 위해서 추간판 제거술(급여)을 시행하고 추가로 비급여수술을 같이 진행한다. 그러나 의료기록엔 고주파열치료술(비급여)이나 내시경적경막외강신경근수술(비급여) 등만 적어둔다. 병원이 고무줄처럼 가격을 늘릴 수 있는 비급여 항목을 키워 실손보험 수술비를 더 많이 편취하기 위한 수법이다.

또 실제론 디스크조각을 레이저로 뜯어내는 수술을 실행한 뒤, 레이저 수술에 대한 기록만 삭제하기도 했다. 이는 안정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의료기관 수술인 ‘임의 비급여’를 ‘법정 비급여’로 둔갑시키는 보험사기 기술 중 하나다. 임의 비급여는 실손보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보상을 받을 수 없다.

국내 한 보험사는 지난 2020년 OO병원 진단서·진료비 세부내역서 상에선 동일한 수술임에도 수술기록엔 수술 이름이 다르게 기록된 정황과 함께 병원이 환자에게 진료비 환불처리를 진행한 정확 등을 포착해 구체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수술 장면이 기록된 내시경과 고해상도 투시장비인 씨암(C-ARM) 영상을 일일이 분석한 결과, 비급여수술 보험금 허위 청구 혐의들이 드러났다. 2020년 10월까지 경찰서가 관련 건으로 적발한 인원은 병원장 포함해 8명, 적발한 금액은 20억원을 넘었다. 이 보험사기에 관련된 환자 규모는 500여명 수준이다.

비급여 허위 청구 보험사기 ‘현재 진행형’

당시 보험업계는 비급여인 척추체 근골격 치료 수술 지급 보험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실손보험금 부당청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국내 A보험사의 2020년(9월 기준) 척추 및 디스크 보험 청구 건수는 월 평균 1만8805건으로 집계됐다. 전년(1만6840건) 대비 11.66% 증가한 수치다. 척추체 근골격 관련 월평균 보험 청구건은 △2016년 9923건 △2017년 1만996건 △2018년 1만3083건 등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보험업계는 “비급여 항목 과잉진료 및 허위청구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지난해 국내 손해보험사 14곳이 물리치료, 비급여 주사제 등 10대 비급여 항목에 지급한 보험금만 하더라도 약 4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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