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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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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조사하라"던 송영길 묵비권…檢 '먹사연' 거친 3억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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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이날 오전 9시쯤 송 전 대표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지난 4월 12일 검찰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으로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9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며 공개수사로 전환한 지 240일만의 소환조사다. 송 전 대표는 지난 5~6월 두 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사전협의 없이 서울중앙지검을 찾았다가 검찰의 거부로 발걸음을 돌린 적이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출석을 하며 검찰청 앞에서 A4 5쪽 분량의 입장문을 읽어내려갔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은 정치적 기획수사를 해오고 있다. 야당과 비판 언론에 대한 표적 수사, 인간사냥을 하고 있다”며 “정당 내부 잔치인 2년 전 전당대회 일을 가지고 특수부 검사가 인지 수사해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정치보복 수사”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2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지만, 조사에 임한 송 전 대표는 “진술 거부권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며 조사 내내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다만 송 전 대표는 수사팀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삼가면서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송 전 대표는 조사를 마친 후 1시간 정도 조서를 검토했다.

송 전 대표는 13시간만인 이날 오후 10시쯤 검찰 청사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송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8개월 됐는데 계속 (검찰이)언론 플레이 하면서 끌고 가고 있다. 내년 총선까지 민주당 이미지를 안 좋게 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준비한 질문지에 대해 “검찰이 생각하는 혐의 내용을 잘 듣고 왔다”라고 답한 뒤 청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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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해 9월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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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말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돈봉투 20개가 살포되는 과정 전반을 보고받는 등 돈봉투 살포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있다. 또 2020년 1월∼2021년 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을 거쳐 약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있다. 검찰은 이 가운데 2021년 초에 받은 약 4000만원의 후원금은 폐기물 소각장 확장 관련 인·허가 문제를 국회를 통해 해결해 주는 대가로 의심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용 자금을 제공한 스폰서 기업가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상식적으로, 당선돼서 선대위 해단식 하는데 제가 하는 말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이지 ‘유감입니다’하고 다니겠느냐”라고 반박했다. 먹사연 후원금의 대가성에 대해서도 “4000만원에 직무적인 양심을 팔아먹을 정도로 정치활동 해오지 않았다”며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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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송 전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관련기록을 살핀 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돈봉투를 수수한 의원들에 대한 강제 조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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