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장서 종교 단체와 연대 기자회견…경찰, 퇴거요청 불응에 현행범 체포
혜화역 나서는 박경석 전장연 대표 |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김정진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로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하행선이 24분간 무정차 통과하면서 활동가 8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8일 오전 8시 40분께 서울교통공사와 시위 참가자 간 대치로 열차 무정차 통과가 이어지자 이형숙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등 8명을 퇴거 불응·철도안전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이들 중 4명은 혜화경찰서, 4명은 서대문경찰서로 연행됐다. 이 대표 등 휠체어 장애인 2명은 연행 과정에서 통증을 호소해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모여 지하철 내 혼잡이 빚어졌고 열차 무정차 통과 등 시민 불편이 야기되는 상황에서 활동가들이 퇴거 명령에 불응해 연행했다"고 설명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혜화역 승강장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천주교 남녀수도회 정의평화위원회 등 종교계 단체 관계자 등 60명과 연대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시위 원천 봉쇄를 규탄했다.
이 과정에서 오전 8시 13분께부터 24분 동안 혜화역에서 하행선 열차가 무정차로 통과했다. 무정차 통과는 8시 37분께 해제됐으며 지하철 총 8대가 역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했다.
공사는 지난달 23일 전장연이 약 두 달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등 지하철 시위를 재개함에 따라 ▲ 역사 진입 차단 ▲ 진입 시 승강장 안전문 개폐 중단 등 승차 제한 ▲ 모든 불법행위에 법적 조치를 뼈대로 하는 3단계 강경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전장연은 2021년 1월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 등을 주장하며 서울 지하철에서 집회·시위를 해왔다.
올해 9월 25일 2호선 시청역에서는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예산 증액 요구에 대한 국회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중단했다가 약 두 달만인 지난달 20일 다시 시위를 시작했다.
이달 1일부터는 국회 예산 심의가 마무리될 때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고 '침묵 선전전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서울교통공사가 이 또한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원천 봉쇄'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립을 빚고 있다.
공사는 "시민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불법 시위가 근절될 때까지 무관용 원칙에 입각해 적극 대응하는 등 무질서 행위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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