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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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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처럼 다 없앴으면"…킥보드에 67명 사망, 지자체 안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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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1시 대전시 서구 탄방동의 한 교차로. 대형 주상복합 건물을 짓느라 좁아진 인도에 개인형 이동장치(PM) 두 대가 널브러져 있어, 오가는 시민이 비켜서는 등 불편을 겪었다. 한 대는 바퀴에 모래가 잔뜩 끼었고 군데군데 녹이 슬어 방치된 지 한참 지난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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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서구 탄방동의 한 교차로 인도에 개인형 이동장치(PM)인 킥보드가 버려져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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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요즘 저것 때문에 길 가다 부딪히기 일쑤다. 두세 명이 한꺼번에 타고 가가 자빠지기도 한다”며 혀를 찼다. PM 때문에 길이 좁아져 옆으로 걷던 시민은 “(뉴스에서 봤는데) 외국에서는 다 없앤다는 데 우리도 얼른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M 교통사고로 5년간 67명 숨져



PM이 널리 이용되면서 사회 문제도 커지고 있다. 무단 방치에다 제때 수거가 안 돼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또 PM과 충돌해 보행자가 다치거나 죽는 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PM 교통사고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790건이 발생, 킥보드를 탔던 67명이 숨지고 6281명이 다쳤다. PM에는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이 있다. PM은 안전 장구도 착용하지 않은 운전자가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모습을 빗대 킥보드와 고라니를 합쳐 ‘킥라니’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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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서구 둔산동의불법 자전거 전용도로에 개인형 이동장치(PM)인 전동킥보드가 놓여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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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PM을 타고 가다 장애물과 충돌했을 때 충격은 자전거 이용시 보다 2배나 크다. 인도에서는 PM이 자전거보다 더 빨리 달리는 게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불법주차 신고방 개설 등 대책 마련



이에 자치단체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울산시는 지난달 6일부터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전동킥보드 불법 주차 신고방)을 개설했다. 신고된 PM은 운영업체가 즉각 수거하도록 했다. 울산시는 또 전동 킥보드 전용 주차구역을 지정했다. 울산시는 내년에 이 주차구역을 늘릴 방침이다. 대구시는 차도와 횡단보도 3m 이내를 ‘개인형 이동장치 절대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버스 승강장 5m 이내와 도시철도역 진·출입구 전면 3m 이내, 점자블록 위 등도 주정차 금지구역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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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호텔 앞 인도에 개인형 이동장치(PM) 전동킥보드가 방치돼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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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대전시는 무단으로 방치한 PM을 수거하고 견인·보관 비용은 사용자가 부담하도록 관련 조례를 일부 개정했다. 지난 3월 기준 대전에는 7개 업체가 PM 1만280대를 운영 중이다. PM 주차구역은 917곳(5728대)이 있다.



무단방치 PM 견인·보관비용 사용자 부담



서울시는 운전면허 인증 없이 PM을 이용하게 한 대여업체를 제재하기로 했다. 해당 업체는 ‘즉시 견인구역 1시간 유예’와 상관없이 배제하고 즉시 견인한다. 현행법상 무면허 운전으로 적발된 PM 이용자는 범칙금 10만원을 납부하지만, 대여업체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서울시는 업체를 제재할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국회에 관련법 제정을 촉구했다.

외국도 PM 대책 마련에 나섰다. 프랑스 파리는 지난 9월 1일부터 전동 킥보드 대여를 전면 금지했다. 파리는 2018년 유럽 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전동 스쿠터 공유시장을 개방했다. 하지만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까지 위협하고 도심에 방치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고 한다. 설문 조사결과 파리 시민 가운데 90%가 ‘전동스쿠터 금지’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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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서구 갈마동 큰마을네거리 도로 한복판에 시민이 버리고 간 개인형 이동장치(PM) 전동킥보드가 놓여져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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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관계자는 “2021년 5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PM 규제를 강화했지만 매년 교통사고는 증가하고 있다”며 “주행 여건과 PM 이용자의 조작 미숙 등을 고려해 제한 속도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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