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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르포] 자율주행 시대 더 주목받는 車반도체 1위 NXP "韓·네덜란드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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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에인트호번=뉴시스] 구예지 기자=마우리츠 히라흐츠 NXP 공동대표가 지난달 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NXP 본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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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시스]구예지 기자 = "한국과는 R&D 협업을 꾸준히 하고 앞으로도 함께할 것입니다."

암르테르담에서 한시간 가량 차를 타고 내륙으로 들어가면 네덜란드 기술 발전의 중심에 있는 도시 '에인트호번'이 나온다.

조경으로 잘 가꿔진 도로 위에 낮은층의 건물들이 펼쳐져 있어 한국의 대덕연구단지를 떠올리게 한다. 한눈에 봐도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에인트호번 한쪽에 자리잡은 NXP 본사 건물은 주변에 비하면 고층에 속한다.

NXP라고 쓰여진 벽 아래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면 천장이 뻥 뚫린 큰 홀이 나온다. NXP 엔지니어들은 이 개방된 공간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미래의 기술에 대해 논한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방문한 NXP 본사의 중심 홀에서는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종교와 문화를 소개하는 작은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회사 소개를 맡은 마우리츠 히라흐츠 NXP 공동대표는 NXP는 '열린 곳'이라면서 한국과의 협력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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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시스] 구예지 기자=지난달 8일(현지시간) 방문한 NXP 본사의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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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필립스 반도체에서 분사한 NXP는 전세계에 5개의 프론트 엔드 제작 공장과 4개의 조립·테스트 공장을 가진 차량용 반도체에 특화된 회사다. 전세계 30개 국가에서 3만45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NXP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조사에서 2020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10.2%로 1위를 차지했다. 독일의 인피니온(10.2%), 일본의 르네사스(8.3%)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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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시스] 구예지 기자=지난달 8일(현지시간) 방문한 NXP 본사 입구의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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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P는 현대차그룹과도 긴밀한 공조를 해왔다. 히라흐츠 대표는 올해 3월 한국을 방문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둘러보기도 했다.

당시 히라흐츠 대표는 "현대차그룹과 NXP의 협력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체계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한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XP와 현대차그룹의 관계는 끈끈한 편이어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NXP를 '2022 올해의 글로벌 공급사(Global Supplier of the Year)'로 지정해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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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시스] 구예지 기자=마우리츠 히라흐츠 NXP 공동대표가 지난달 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NXP 본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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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P 본사에서 만난 히라흐츠 대표는 한국과의 협력 의지와 함께 회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있다고 하지만 자율주행을 하려면 반도체는 아날로그 차량에도 필요하다"며 "NXP는 이런 시장 상황에서 독보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NXP의 기술은 다른 회사에 비해 아날로그식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자율주행 자동차에 필요한 엣지 컴퓨팅에 있어 아날로그와 최신 기술이 섞인 반도체가 중요하다"며 "오히려 NXP의 기술력이 강점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히라흐츠 대표는 반도체 제조 공정을 크게 두 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첫 단계는 기계를 사용해 전기가 돌아다닐 수 있는 작은 웨이퍼들을 만드는 프론트 엔드 제작 공정으로 2~6개월이 걸린다. 두 번째는 웨이퍼들을 한데 모으고 개별적인 반도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조립·테스트 단계다.

그는 "첫 단계의 절반, 두 번째 단계의 85%를 NXP 자체적인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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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시스] 구예지 기자 = 미셸 코렌호프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NXP 본사에서 자동차 모형을 가지고 반도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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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본사에서는 NXP의 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자동차 모형을 볼 수 있었다.

투명한 차량 모형 뒤편에는 500원짜리 동전만한 반도체 세 개가 달려있었다. 두개는 주차를 위한 것이고, 하나는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감지할 수 있는 라이다다. 완전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이러한 반도체 4000개가 필요하다.

NXP에서 반도체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는 미셸 코렌호프는 모형을 가리키며 주변 환경을 이미지가 아니라 점으로 인식하는 기술을 최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율주행자동차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를 살펴보면 카메라가 주변을 면으로 인식해 흰 트럭을 흰 공간으로 인식하고 돌진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코렌호프는 "카메라가 아니라 점으로 사물을 인식하면 정확도가 더 높아진다"며 "NXP는 이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를 한 번 더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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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시스] 구예지 기자=NXP에서 시스템 이노베이션 부문 시니어 디렉터로 일하는 클라라 오테로 페레즈가 지난달 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NXP 본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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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싸움에서 네덜란드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최근 미국이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을 때 리제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장관은 기업에 손해가 될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다만, NXP에서 시스템 이노베이션 부문 시니어 디렉터로 일하는 클라라 오테로 페레즈는 미국의 대중 제재에 직접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의 디지털 부문 반도체를 제재하지만 NXP는 차량용 반도체를 만든다"며 "이런 연유로 미국의 중국 제재에 직접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 시장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진단했다. 페레즈는 "반도체 시장은 2030년 1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그중 차량용 반도체 비중만 20%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전망치도 이와 비슷하다.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7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11.1% 성장, 807억달러(약 10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NXP가 진단한 1조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 이는 2020년 440억달러와 견줘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규모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 칩 수도 820개 안팎에서 5년 뒤 1100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가격도 현재 550달러에서 912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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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시스] 구예지 기자=마우리츠 히라흐츠 NXP 공동대표와 클라라 오테로 페레즈가 지난달 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NXP 본사에서 차량용 반도체 모형을 두고 설명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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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즈는 NXP가 차량용 반도체의 성공을 넘어 자동 라이다 시스템, 5G 인프라 건립에 필요한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의지를 표했다.

그는 "현재 NXP 매출의 절반은 자동차 분야에서 나오고, 이동통신·산업용 IoT에서 3분의 1이 나온다"며 "반도체 시장은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므로 NXP는 2024년까지 무난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NXP는 5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라며 "투자 범위는 자동차 라이더는 물론 휴대폰이 모바일 데이터 네트워크에 연결될 수 있도록 전 세계 5G 인프라에 전력을 공급하는 칩까지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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