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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 (금)

"막장정치 신물" 매카시도 폭탄 선언…의원직 던지는 美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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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케빈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올해 말 하원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월 24일 매카시 전 의장이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화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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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매카시 전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 올해 말 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0월 3일 같은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이 주도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이 234년 미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통과돼 의장직에서 물러난 지 두 달여 만이다.

매카시 전 의장은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미국을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봉사하기 위해 올해 말 하원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선출직에 출마할 가장 뛰어나고 총명한 사람들을 모집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차세대 리더 육성에 헌신하겠다고 했다.

미국 민주주의 위기론의 진앙인 연방 의회를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매카시 전 의장은 “워싱턴(의회)이 더 많은 일을 할수록 더 나빠지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입법보다는 혁신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006년 캘리포니아 22선거구에서 처음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매카시 전 의장은 이후 내리 9선에 성공한 중진 정치인이다. 그의 의원직 사퇴로 공화당 내 ‘젊은 보수’ 드라이브를 주도했던 ‘영 건스’(Young Guns) 3인방이 모두 퇴장하게 됐다.

매카시 전 의장은 2010년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 에릭 캔터 전 공화당 원내대표와 함께 공화당의 방향과 과제를 다룬 책 『영 건스(Young Guns)』를 통해 공화당의 구세대 지도자들을 비판하며 당 주축으로 부상했다. 이후 당내 극우 강경파와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서서히 밀리면서 셋 다 의회를 떠나게 됐다.

‘매카시 의장 해임 결의안’을 내며 의장직 사퇴를 주도했던 공화당 강경파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에 “McLeavin”(매카시 영문명 ‘McCarthy’와 떠나다는 뜻의 ‘Leaving’을 합성한 표현으로 매카시가 떠난다는 뜻)이라고 써 올리며 축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현재 하원의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3석으로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매카시 전 의장의 사퇴 이후 의석수 격차는 7석으로 줄어들게 된다. 매카시 전 의장이 의원직을 내놓게 되면 해당 지역구에 대한 보궐선거는 약 4개월 뒤 치러지게 된다.

전날에는 매카시 전 의장과 가까운 같은 당 패트릭 맥헨리 하원의원이 “내년에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또 지난 11월엔 하원의원 12명이 내년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12명의 불출마는 월간 기준으로는 2011년 이후 최다 기록이다. 이들 12명 중 버지니아 주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하원의원 불출마를 선언한 애비게일 스팬버거 민주당 의원을 빼면 나머지는 모두 정계 은퇴를 택한 경우다.

미국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되면 별 하자가 없을 경우 다음 선거에서 재당선될 확률이 90%를 넘는다. 사실상 ‘재출마=당선’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기록적인 불출마 도미노가 이어진 건 매카시 전 의장 해임 처리와 후임 의장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막장 정치, 극한 정쟁으로 인한 회의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선의 켄 벅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달 1일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너무나 많은 공화당 지도자들이 미국에 거짓말을 한다. 2020년 대선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하고 (2021년) 1ㆍ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의사당 투어로 표현한다”고 비판했다.

미 의회 정치의 실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 국민의 의회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 갤럽 조사에 따르면 의회에 대한 신뢰도는 13%로 2017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갤럽 조사에서 의회 신뢰도가 역대 최저로 떨어진 건 2013년 11월(9%)이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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