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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공정위 “CJ올리브영, ‘H&B시장’ 아닌 온라인까지 넓혀봐야”[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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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CJ올리브영 고발·과징금 19억원

시지남용행위, 법위반 여부 판단 불가능

“실태조사 및 제보 등으로 지속 모니터링”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납품업체들에 대한 △행사독점 강요 △판촉행사 기간 중 인하된 납품가격을 행사 후 정상 납품가격으로 환원해 주지 않은 행위 △정보처리비 부당 수취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8억 9600만 원을 부과하고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데일리

김문식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의 행위에 대해 시장지배적지위남용 행위에 대해선 유무죄를 묻지 않고 심의절차 종료를 결정했다.

심의절차 종료는 사실관계 확인이 곤란하여 법위반 여부의 판단이 불가능한 경우 새로운 시장에서 시장상황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어려운 경우 등 위원회의 판단을 유보할 필요가 있는 경우 결정한다.

앞서 공정위 심사관은 지난 2월 말 올리브영에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시지남용) 행위 혐의 등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최근까지 약 9년 치 CJ올리브영의 누적 매출액(약 12조원·온라인 매출 제외)을 기준으로 7000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같은 과징금을 부과하려면 심사보고서에 적시한 것처럼 CJ올리브영이 H&B 시장에서 업계 1위라는 시장지배적 지위가 성립돼야 한다. 시장지배적 지위의 전제가 되는 것은 ‘시장 획정’(시장을 명확히 나눠 정함)이다. 심사관은 쿠팡, 네이버 등 온라인 업체를 제외한 오프라인 매장만 관련 시장으로 보고, 올리브영을 1위 사업자로 규정했다. 그러나 위원회 결정은 달랐다. CJ올리브영을 H&B의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온라인 시장까지 확대해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김문식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과의 일문일답.

-CJ올리브영을 시장지배적지위사업자로 판단하기 위해선 H&B 오프라인 시장으로 획정을 해야 하는데 이번 위원회의 판단은 달랐다.

△심사관은 H&B 오프라인 스토어로 시장을 획정을 했고, 반면에 위원회는 지난 10년 동안의 오프라인 화장품 소매유통 채널이 변동이 심했다. 예를 들면 원 브랜드 숍이 성장을 했다가 2010년대 중반 이후로 하락했고 그 이후에 다시 H&B 스토어가 들어온다든지 아니면 뷰티편집숍 같은 또 새로운 업태가 들어왔고 이런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도 등장이나 성장이나 쇠락하는 것들이 꾸준히 관측되고 있고 또 최근에는 온라인 쪽에서의 어떤 경쟁 압력이 또 세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들을 다 고려를 해야 된다고 판단했다.

-올리브영의 EB(독점 브랜드) 정책과 관련해, EB가 중소사업자들 같은 경우에는 성장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는 것 같은데 이미 성장한 회사들은 고객 봉쇄효과가 나타날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위원회는 EB효과를 어떻게 봤나.

△심사관은 이 EB 정책이 경쟁에 미치는 영향, 특히 경쟁제한효과가 있다고 주장을 했는데 그 경위를 설명하겠다. 심사관은 이 사안에 대해서 익명제보 시스템이나 언론보도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CJ올리브영에 대한 법 위반 혐의를 인지했다. 그리고 실제로 납품업체나 경쟁업체 등에 대한 피해 사례를 일부 확인을 해서 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안은 유통업체가 EB 정책을 전면적으로 시행한 국내 최초 사례이기 때문에 심사관 입장에서는 EB 정책에 대한 경제법적 규율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접근했고 위원회에 상정했다.

그런데 위원회에서는CJ올리브영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인지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했고 그에 따라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EB와 관련해서는 지금 국내 최초 사례이기도 하고 CJ올리브영의 화장품 유통채널에서의 위치도 강화되고 있고 또 EB의 올리브영의, 그 올리브영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EB의 비중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경쟁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그리고 실제 또 경쟁사업자들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저희가 지금 단계에서는 확정적으로 판단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관점으로 최종 판단했다.

-심의절차종료는 어떤 의미인가.

△심의절차종료는 공정거래위원회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규칙 53조 제4호에 보면 사실관계 확인이 곤란하여 법 위반의 판단이 불가능하거나 새로운 시장에서의 시장상황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 등 위원회 판단을 유보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이런 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일단은 위원회가 지금 CJ올리브영의 EB 정책에 대해서 저희가 위법 결정을 내린 게 아니기 때문에 올리브영 입장에서 해당 정책을 이걸 계속한다고 하더라도 위원회가 중단하도록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위원회는 이 사안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매년 법 위반 행위 수집 등을 목적으로 유통업체의 납품업체들을 대상으로 서면 실태조사를 하고 있고, 또 익명제보 시스템이나 옴부즈맨 제도 등을 통해서 제보들을 계속 받고 있다. 실제로 익명제보 시스템에 접수된 제보를 시작으로 이 사안이 시작이 됐다.

그래서 이러한 수단들을 통해서 이 납품업체한테 어떤 불이익을 준다든지, 아니면 경쟁사한테 시장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확인이 되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계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것이다.

-심의절차종료를 결정하면 CJ올리브영의 위법성이 있는 행위를 막을 수 없는 것 아닌가.

△위원회가 심의절차종료를 결정한 배경을 생각해 보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CJ올리브영이 화장품 유통채널에서의 지위가 계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계속적으로 상승, 그걸 단지 HMB 스토어뿐만으로만 시장을 획정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또 CJ올리브영의 EB 비중이 자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또 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고려할 때 위원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고, 그래서 저희가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매년 납품업체들한테 서면 실태조사도 하고 있고 익명제보 시스템이나 옴부즈만 제도, 주요 업종들의 납품업체들을 옴부즈만으로 구성해서 법 위반 혐의가 같은 걸 제보를 받는다든가 이렇게 회의를 운영하는 제도인데 이런 것들을 통해서 저희가 꾸준하게 제보를 받고 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통해서 충분하게 공정위가 모니터링할 수 있다.

-과징금 18억9800만원이 나온 배경은.

△정액과징금(5억원) 2건과 정율과징금 1건을 더해 총 18억9600만원을 부과했다. 일단 정액과 정률의 차이가 뭐냐면 정액은 위반행위로 인한 어떤 피해 금액이라든지 이런 위법, 법 위반 금액을 명확히 산정할 수 없을 때는 정액과징금으로 간다. 그리고 어떤 그런 피해금이나, 이라든지 그런 법 위반 금액이 명확히 산정될 수 있을 때는 정률과징금으로 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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