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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트위치 “망 사용료 타국의 10배… 내년 2월말 한국서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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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클랜시 CEO, 사업 종료 통보

업계 “경영실패 감추려는 핑계”

아마존닷컴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망 사용료 부담이 크다”며 한국 사업을 철수한다고 6일 밝혔다.

조선일보

트위치는 이날 댄 클랜시<사진>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2024년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클랜시는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며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로 인해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했다. 트위치는 작년 9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국내에서 최대 영상 화질을 기존 1080픽셀(화소수)에서 720픽셀로 제한했고, 12월엔 다시보기 등 서비스도 중단했다. 이렇게 비용을 절감했음에도 운영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27일부터 한국 시청자들은 유료 상품을 살 수 없고, 방송 스트리머들도 트위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게 된다. 이날 오전 주요 트위치 스트리머들은 방송을 켜고 향후 대책을 시청자들과 논의했다. 트위치는 “스트리머들이 새로운 플랫폼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인지하고 있다”며 “이전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타 플랫폼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아프리카TV 주가는 전날보다 29.75% 오른 8만3300원에 마감했다. 네이버는 내년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치지직’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내 통신업계는 “트위치의 한국 철수는 경영상 실패 때문이지, 망 이용료 문제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트위치는 트래픽 분산을 위해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의 인터넷망을 모두 사용해왔다. 한 통신업체 임원은 “트위치는 그동안 한국에서 이용자들과 스트리밍 방식이나 수익 분배 방식 등에서 갈등을 빚어 경쟁자인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에 밀리는 상황이었다”며 “다른 경영상 이유 때문에 철수하면서 그 구실을 망 이용료로 삼은 것 아니냐”고 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인터넷 전용회선 비용은 해당 기업과 통신사 간 계약 과정에서 얼마든지 협의가 가능한데, 그동안 트위치는 이런 요청을 해온 적도 없었다”며 “그런 만큼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일반 소비자용 초고속인터넷 사용료의 경우 우리나라가 저렴한 편이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초고속인터넷 비용은 회원국 37국 중에서 7번째로 싼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박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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