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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사설]전세사기에 빌라 시장 붕괴… 끊어진 서민 ‘주거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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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최근까지도 전세사기 사건이 이어지면서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여전하다.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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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내년 1분기 빌라 입주(준공) 물량이 역대 최소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내년 1∼3월 빌라 입주 물량은 416채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다. 최근 3년간 분기별 물량 평균인 4936채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서민주택인 빌라 시장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빌라 공급이 급감한 것은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등으로 빌라 수요가 줄어들면서 사업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와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벌어진 수백억 원대 ‘빌라왕’ 사기 등 잇단 전세사기 사건의 여파로 빌라 시장은 얼어붙은 상황이다. 전세금을 떼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세입자들은 수도권 외곽의 아파트나 월세로 옮겨 가고 있다. 빌라 신축 인허가 건수도 지난해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고금리와 경기 위축 등 주택시장의 불황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가파른 하락세다. 공급 가뭄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의미다.

내년 서울 아파트와 오피스텔 입주 물량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서민들의 주거지 마련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도심 전체 주택 공급마저 줄어들면서 빌라 월세와 아파트 전셋값은 더 오르고 주거비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아직 경제적 여력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들에겐 직격탄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월 상승세로 돌아선 후 벌써 7개월째 오름세다. 꿈틀대는 전월세 시장이 매매 가격을 밀어올리게 되면 내 집 마련의 꿈 또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빌라 시장이 붕괴되면 주거 불안정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부동산 양극화 현상도 심화하게 된다. ‘빌라 공포증’ 속에 신규 투자가 끊긴 주택단지 노후화로 주변 환경이 열악해지는 악순환도 피하기 어렵다. 안정적 보금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면서 저출산을 비롯한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 또한 크다. 이런 연쇄 후폭풍을 막을 빌라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 제고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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