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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7 (화)

저축은행, 적자 폭 커지고 건전성도 악화…내년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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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폭 453억원 확대…이자 비용 급증 영향
연체율 6%대로 올라…건전성 악화 우려 커져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저축은행 업권이 올해 3분기까지 14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무리한 고금리 특판 등으로 인한 이자 비용이 큰 폭으로 불어나면서 손실 폭이 더욱 커졌다.

건전성도 지속해서 악화하는 모양새다. 올해 3분기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이 6%를 돌파했다. 계속되는 고금리에 이자 부담이 커진 대출자주가 늘어나며 연체율 또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 분기보다 1%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금융당국도 건전성 등 대출 부실 관리에 나서는 분위기다. 업계도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지는 등으로 향후 대출 문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저축은행 3분기도 적자…순손실 1413억원

비즈워치

저축은행 당기순이익 및 연체율/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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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 규모는 1413억원이다. 상반기 누적 적자(-960억원) 대비 적자 폭이 453억원 늘어났다.

상위 5개 사(SBI·웰컴·OK·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만 살펴봐도 순이익은 급감한 모습이다.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총 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6% 줄었다. 특히 이들 저축은행 중 3곳의 당기순이익은 1년 새 반 토막이 났다.

OK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6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5.8% 감소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83억원으로 65.2% 줄었고 SBI저축은행은 518억원으로 35.0% 감소했다. 웰컴저축은행은 120억원으로 49.4% 줄어들었다. 페퍼저축은행은 2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3분기 누적 600억원대의 적자를 나타냈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로 지난해 4분기부터 은행권의 수신 금리 인상 경쟁이 이어지면서 이자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는 5%대 중반까지 치솟은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평균 예금금리가 2%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6개월 새 금리가 2배 넘게 상승한 셈이다.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정기예금과 적금 등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말 고금리 예금을 내놓으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경쟁을 벌여야 했다.

실제로 저축은행 전체 업권의 이자수익은 지난해 3분기 6조9957억원에서 올해 3분기 8조1205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이자 비용은 4조48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674억원) 대비 2배 넘게 급증했다. 3분기 누적 이자 비용이 2.1배 증가하는 사이 이자수익은 1.2배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79개 저축은행들의 이자 이익이 4조7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283억원) 대비 9558억원 감소했다.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하반기 6.0%에서 올해 3분기에는 4.9%로 하락했다.

연체율 6%대…건전성 악화 우려

문제는 업계의 건전성 지표도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연체율은 6.15%로 지난 2분기 5.33% 대비 0.8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경기 침체로 중소기업과 부동산 관련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기업 대출 연체율이 급등했다.

기업 대출 연체율은 2분기 5.76%에서 3분기 7.09%로 1.3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5.12%에서 5.40%로 0.28%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 분기보다 0.79%포인트 상승한 6.40%를 기록했다. 다만 BIS비율은 14.14%를 기록하며 전분기(14.15%)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유동성 비율도 139.3%로 법정 기준치를 웃돈다. 유동성 비율은 금융사가 가진 자산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저축은행은 3개월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자산과 부채를 기준으로 유동성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도 이런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은행·중소서민부문 주요 현안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달 중 연체율 관리 실태 등에 대해 저축은행업권 현장 점검을 예고했다.

이날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최근 저축은행의 수신감소는 작년 4분기 고금리 예금을 대체하는 수신 전략에 주로 기인한 측면이 있다"며 "연체율 상승 폭 자체는 둔화될 가능성 있지만 연체율은 당분간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손충당금↑…대출 문턱 높일라

저축은행들은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크게 쌓고 있다. 79개 저축은행이 3분기까지 쌓은 대손충당금은 2조6908억원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쌓은 것보다 1437억원 많다.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10.2%로 법정 기준치 100%보다 1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한 건전성 지표와 대출 영업 환경이 개선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판매한 고금리 상품들이 올해 3분기까지 영향을 줘서 이자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4분기에는 고금리 상품이 많이 줄어들 예정"이라면서도 "저축은행의 경우 예대마진이 주 수입원인데, 최근 들어 수익성도 안 좋아지고 있어 4분기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강화를 위해 취약 차주에 대한 대출 취급을 줄여 대출 절벽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저축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최근 업권의 조달 비용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데, 무리하게 대출 운영을 하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대손충당금도 늘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대출 문을 닫을 확률이 더 높다"며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금리가 안정화 되기 전까지는 대출 문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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