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가칭)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특별위원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의협 비대위 명칭을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로 전환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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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소속 회원 14만여 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할 것인지를 놓고 찬반 투표를 하기로 했다. 투표 결과와 별개로 대통령실 앞 철야 시위, 의사 총궐기 대회(17일) 계획도 밝혔다.
의협 산하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 의료계 대책 특별위원회(범대위)’는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의사 총파업에 돌입할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하겠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6일 전국의사 대표자 및 임원 연석회의에서 범대위를 꾸리고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일방적으로 강행하면 파업 찬반 투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절차다.
범대위는 또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철야 시위를 열고 총파업 투표가 끝나는 17일에는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진행한다는 투쟁 로드맵을 밝혔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범대위는 강경투쟁을 정책 기조로 표방할 것”이라며 “정부가 ‘9·4 의정 합의’를 파기하고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범대위를 중심으로 전국 14만 의사들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9·4 의정 합의는 2020년 의사 총파업 당시 보건복지부와 의협이 “의대 정원을 포함한 주요 의료정책을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 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고,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것을 말한다.
총파업 투표에서 파업 찬성표가 과반이 나오면 의협 내부에선 3년 만에 총파업을 선언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곧바로 파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020년 총파업 당시 의협 회장으로서 9·4 합의를 끌어낸 최대집 범대위 투쟁분과 위원장은 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원 (확대 규모) 발표를 한다는지 발표 전에라도 (결정이) 파악되는 조치가 나오면 행동할 수 있다는 동의를 얻는 것”이라면서도 “의사 총파업이라는 건 환자들한테 직ㆍ간접적으로 무조건 영향이 간다. 명분 없이 손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의협 안팎에서는 파업 찬성 쪽이 다수로 나오더라도 일단 정부와 협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20년 8월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출입문 앞에서 전공의들이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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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파업에 얼마나 참여할지와 국민 여론 등도 관건이다. 이번 총파업 투표 대상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전공의 약 1만5000명이 포함된다. 2020년에는 전공의 80%가 파업에 참여하며 대정부 투쟁의 주요 동력이 됐지만, 최근 분위기는 당시와는 다르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보건의료노조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2.7%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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