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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4 (토)

‘강서구 전세사기’ 피해자 60% 이상 “피해주택 어쩔 수 없이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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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매수권으로 구입했지만

기존 전세대출 즉시 상황 부담

10명 중 2명 극단적 선택 충동

경향신문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다수 발생한 서울 강서구 빌라 밀집 지역의 지난 4월 모습.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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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우선매수권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피해 주택을 구입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최소화를 위한 선택이지만 이들은 기존 전세대출 즉시 상환 부담 등의 상황에 놓여 있었다. 피해자 대부분 수면장애 등을 겪고 있으나 정신건강 및 심리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강서구는 지난달 20~24일 관내 전세사기 피해자 중 국토교통부 심의 신청 대상자 550명(심의 완료 489명, 불인정 6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유선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64.5%(355명)이 답해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전세사기 피해자 전수조사는 전국 최초라고 강서구는 설명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응답자의 56.3%(180명)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입은 임차보증금 규모는 ‘2억 이상~3억 미만’이 58.1%(186명)로 가장 많았다. ‘3억 이상~5억 미만’ 피해를 입은 사례도 3.8%(12명) 있었다.

응답자들은 향후 주거계획과 관련해 ‘우선매수권 등을 행사해 현재 피해주택 구입’(64.1%·205명)을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 이어 ‘보증금 반환시까지 현재 주택에 계속 거주’(17%), ‘계획없음’(6%) 등의 순이었다. 사실상 피해주택 외에는 다른 곳으로 이주할 여력이 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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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가 관내 전세사기 피해자 중 국토교통부 심의 신청 대상자 5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향후 주거계획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64%가 ‘우선매수권 등을 행사해 현재 피해주택을 구입하겠다’고 답했다. |강서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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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주택을 낙찰받아도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피해자들은 취득세 납부와 전세대출 상환 부담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법원에 경매 물건이 많아 처리가 지연되거나 전세자금 대출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한도로 입찰보증금을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로 받아야 했다. 손모씨(33)는 실태조사에서 “월마다 나가는 대출금 이자, 법 집행 비용 등 부담은 증가하고 있는데 피해자 선정 이후 실질적인 도움을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이에 “우선매수권이 있는 피해자의 경우 절차간소화와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DSR 규제 완화 등과 같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해자 법률상담 지원 강화 필요성도 드러났다. 전세사기 피해자 중 51.7%(163명)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피해접수센터 변호사 상담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경매절차 등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 없어 구체적인 절차를 제시해주시 않거나 전세사기특별법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고 상담 품질이 미흡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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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가 관내 전세사기 피해자 중 국토교통부 심의 신청 대상자 5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정신건강 변화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92.8%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강서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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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지원 서비스도 강화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정신건강 및 심리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59.9%(191명)가 ‘미이용(상담이 필요한 상태이거나 혼자서 극복 노력)’이라고 답했다. ‘이용(정부 및 지자체 서비스 이용)’이라고 답한 경우는 1.9%(6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건강 상태(복수응답 가능)는 상당히 좋지 않았다. 신체적 건강변화와 관련해 89%(284명)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수면장애(256명·80%), 위장장애(111명·34.7%), 신경쇠약(104명·32.5%) 등을 호소했다. 정신적 건강변화가 ‘나빠졌다’는 응답은 92.8%(296명)에 달했는데, 무기력증(226명·70.6%)과 우울증(225명·70.3%) 등이 많았다. 자살충동 사례도 20.9%(67명)나 됐다.

이들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제도개선 및 지원방안으로 악성 임대인과 공인중개사 처벌 강화, 전세사기특별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 선 구제 후 회수, 피해자 소득기준 완화, 정부의 피해주택 매입 등을 주장하고 있다.

강서구는 전세사기특별법 보완과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5일 오후 7시 30분 구청에서 ‘전세사기피해자 전수 실태조사 결과 발표 보고회’를 개최한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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