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관 한국행 요소 수출 막자
90% 의존하는 국내 기업 비상
현재 3개월치 요소 원재료 비축
정부, 요소 수입 다변화할 유인책 검토
“수입국 다변화시 물류비 등 지원해야”
90% 의존하는 국내 기업 비상
현재 3개월치 요소 원재료 비축
정부, 요소 수입 다변화할 유인책 검토
“수입국 다변화시 물류비 등 지원해야”
중국산 요소 수입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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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요소수 사태’를 겪은 지 불과 2년 만에 중국이 요소 수출을 막으면서 한국 요소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정부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공언했지만, 대중국 요소 의존도는 2년 사이 되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통관이 지난달 말 국내로 들어오는 요소 수출을 막은 것은 중국 내부적으로도 요소 수급이 원활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요소 시장 ‘큰 손’인 인도가 전세계 주요국의 요소를 대거 사들이자 중국이 다른 나라로 수출할 물량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요소수 업체들은 중국산 요소에 대부분 의존한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등에서 요소를 들여와 요소수를 만든다. 요소수는 주로 디젤차가 내뿜는 질소산화물을 줄여주는 데 쓰인다.
2021년 요소수 사태 이후 거래처 다변화에 애썼던 한국 업체들은 올해 들어 다시 중국산 요소에 눈길을 돌렸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요소 수입액에서 71%를 차지하던 중국산 요소는 2022년 67%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중국산 요소 수입액은 올해 들어 91%까지 치솟았다. 베트남이나 호주를 비롯한 다른 요소 생산국보다 가까워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요소를 찾을 수밖에 없던 탓이다.
정부는 현재 국내에는 약 3개월간 요소수를 생산할 수 있는 요소 원재료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요소는 오래 비축하면 상품성이 떨어져 3개월 정도만 물량을 비축한다. 민간 재고 외에 조달청 역시 요소 비축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KG케미칼을 비롯한 주요 요소수 업체는 중국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G케미칼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선적 확정되고 배까지 예약돼 있던 물량을 중국 정부 측에서 강제로 취소시키는 조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KG케미칼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이미 구매한 물량의 90%를 한국으로 들여올 길이 막힌 상황이다. 업계 1위인 롯데정밀화학은 동남아시아와 중동, 러시아 등으로 요소 수입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요소수가 진열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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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요소 수입국을 다변화하기 위해 기업에 유인책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번 요소 사태 이후로 정부가 중국 외 다른 나라에서 요소를 사 올 활로를 확보했는데 아무래도 비용이 더 들다보니 기업들이 다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인센티브 등을 줘서 구조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요소 수입을 다변화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라도 베트남·호주을 비롯한 다른 요소 생산국에서 수입할 때 드는 물류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아닌 다른 요소 생산국과 무역 활로를 뚫고 영세 중소기업들이 요소를 수입하는 경우 비용 일부를 보전하는 방식의 지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래야 매번 중국의 요소 수출중단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원을 ‘무기’로 내세운 중국의 압박도 거세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미 요소와 흑연 등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흔들려는 중국의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향후엔 요수뿐 아니라 희소자원과 관련된 보호무역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중국과 한국의 무역 관계가 보완적 관계에서 경쟁적 관계로 바뀐 만큼 한국은 대중국 무역 리스크를 관리할 장기적인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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