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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 (월)

美 "中 눈뜨면 빠져나갈 궁리" IRA 새 규정…韓배터리업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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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외국 우려 기업’(Foreign Entity Of Concern, FEOC)에 관한 세부 규정을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전기차 중전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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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세부 규정을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 정부는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는 최대 7500달러(약 97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주고 있다. 이 혜택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배터리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외국 우려 기업’(Foreign Entity Of Concern,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되는데, 이날 FEOC에 관한 구체적 지침이 공개된 것이다.

일단 FEOC에는 중국ㆍ러시아ㆍ북한ㆍ이란 등이 포함된다. 미 에너지부는 “이들 국가 정부에 의해 소유됐거나 통제를 받거나 해당 정부의 관할ㆍ지시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경우 FEOC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등지에 소재하거나 중국에서 법인 등록을 한 기업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광물을 조달받으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또 중국에서 배터리 부품ㆍ소재ㆍ핵심광물을 채굴ㆍ가공ㆍ제조ㆍ조립만 해도 FEOC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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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외국 우려 기업’(Foreign Entity Of Concern, FEOC)에 관한 세부 규정. 사진 미국 재무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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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밖에서 설립된 중국과 외국 기업의 합작회사에 대해선 중국 기업 지분율이 25% 이상인 경우 FEOC로 간주된다. 특정 기업의 이사회 의석이나 의결권 또는 지분의 25% 이상이 중국 등 우려 국가 정부에 의해 통제된다고 보면 보조금 혜택을 줄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과 합작사업을 하는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미 반도체법 기준과 같다. 미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이 중국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국내 업계에선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에 따라 반도체법상 FEOC 기준인 ‘중국 지분율 25% 이상’ 보다는 완화된 지침이 나올 거란 관측이 있었다. 일각에선 ‘중국 지분율 50% 미만’까지 보조금 지급을 허용할 거란 전망도 있었지만 예상보다는 강한 기준이 나온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정부가 엄격한 규정을 내놓음에 따라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기업과 합작법인 형태를 추진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또는 배터리 소재 업계는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ㆍSK온ㆍLG화학ㆍ에코프로ㆍ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은 니켈 등 핵심 광물을 비롯해 양극재ㆍ전구체 등 분야에서 중국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협력하고 있는데 대부분 지분율을 51 대 49 정도로 설정해 놓은 상태다.

미 정부는 중국 기업이 지분 투자를 하지 않고 특허 사용권(기술 라이선싱)만 제공해 IRA 세액공제를 받는 경우도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에 기술만 제공하는 방식으로 미국 합작 배터리공장을 추진해 IRA 규정을 피해간다는 논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규정으로 중국 기업과 기술 라이선싱 계약을 하고도 FEOC 적용을 받지 않으려면 중국과 계약하는 기업이 생산량과 생산기간을 직접 결정하고 생산 현장과 과정을 관찰하는 등 기업 운영의 고유 권한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포드-CATL 합작공장에서 만들어진 배터리가 앞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미 정부 당국자들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러몬도 “中 눈뜨면 수출통제 피할 궁리”



한편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대(對)중국 수출통제를 위한 한국 등 동맹국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2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레이건국방포럼에서 “중국은 매일 눈 뜨면 우리의 수출통제를 피해나갈 방법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미국 기업이 돈을 못 벌게 해도 중국이 독일, 네덜란드, 일본, 한국에서 기술을 구할 수 있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라고 했다.

이들 국가에서 대중국 수출통제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이 의도한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미국 첨단 기술 기업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국가안보 보호가 단기 매출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냉전 시대에 서방이 공산권에 대한 전략 물품 수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코콤(COCOM, 대공산권수출조정위원회) 같은 “다자주의 접근”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도체법상 보조금 지급 대상과 관련된 규정은 “아주 빨리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러몬도 상무장관은 “올해가 가기 전 첫 발표를 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발표를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 기업들에게는 ‘국가안보 우선 원칙’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러몬도 장관은 “수익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나에게 약간 짜증내는 몇몇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이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국가안보를 보호하는 게 단기 매출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미 상무부가 지난해 10월 취한 규제로 인해 중국 수출용 제품 설계를 바꾼 엔비디아를 겨냥해 “만약 중국의 AI 기술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 다음 날 바로 통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의 소통이 미중 양국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안보 위협에 대해 우리는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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