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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4 (토)

티빙과 웨이브가 합치려는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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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탈출·콘텐츠 경쟁력 확대·글로벌 진출

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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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까지 고려하는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만 해도 SK스퀘어와 KBS·MBC·SBS 지상파3사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등 이해관계가 상당히 복잡함에도, 이같은 논의가 시작된 이유는 무엇일까.

각자의 OTT를 합쳐 가입자 규모를 단숨에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국내 OTT 1위를 하겠다는 수준의 판단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티빙의 지난 8월 MAU(월간 활성 이용자)가 539만명, 웨이브가 439만명이니 1223만명의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긴 하나, 이런 방식은 모래성 쌓기와 다르지 않아서다.

티빙은 지난해 말 KT의 OTT '시즌'과 합병했지만 엉뚱하게도 쿠팡플레이(563만명)한테 추격당한 신세라는 점에서 보면 그렇다. 쿠팡이 자사 쇼핑몰 이용자를 위해 만든 OTT의 득세는 인기 콘텐츠를 수급했기 때문이지 어떤 OTT와 합병했기 때문이 아니다.

따라서 웨이브와 티빙은 결합을 통한 콘텐츠 경쟁력 강화라는 '대주제'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합병하면 콘텐츠 직접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콘텐츠를 사고파는 시장에선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구독료 인상 카드도 능동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 넷플릭스도 사용자를 끌어모은 뒤 구독료 인상과 계정 공유를 막는 수법을 구사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적자 탈출도 시도할 수 있다. 콘텐츠웨이브의 영업손실은 2021년 558억원, 지난해 1217억원에 달했다. CJ ENM이 지분 48.9%를 소유해 최대주주인 티빙도 만만찮다. 이 회사 영업손실은 2021년 762억원, 작년 1192억원에 이른다. 양사의 작년 적자 규모가 2400억원을 넘는 셈이다.

이와 함께 티빙과 웨이브 모두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는 점도 양사가 합병을 본격 논의한 배경으로 꼽힌다. 자본력을 더욱 끌어모으고 CJ와 지상파3사가 힘을 모은 단일 브랜드를 통해 경쟁력을 개선해야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을 때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가입자를 합치는 것에 따른 효과보다는 고정팬이 강력한 지상파 콘텐츠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CJ 콘텐츠의 결합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합병은 이해관계자들의 동상이몽을 정리하는 방안도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SK계열 IPTV 사업자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오랜 분쟁을 최근에 갑자기 끝내고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등 사업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KBS는 웨이브가 있음에도 OTT 'KBS+'를 론칭하는 등 웨이브를 통해 한우물을 파는 전략은 이미 파기됐다.

정부의 정책 방향도 이들의 합병에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수년 전부터 국내 OTT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고, 윤석열 정부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한국판 넷플릭스가 탄생하도록 지원하겠단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을 추진하면 적어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검색포털 네이버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구글에 맞서고 있듯 넷플릭스·디즈니에 맞서는 국내 OTT가 필요하다는 점도 이들의 논의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K-콘텐츠 제작 환경에도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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