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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MZ가 인구 절반 … 35세 여성들이 좋아하는 부동산 골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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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머니쇼+ ◆

매일경제

'서울머니쇼플러스' 이틀째 행사가 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장을 가득 채운 참관객들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의 부동산 트렌드 강연을 듣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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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최근 수출이 고개를 들었지만, 고금리·고물가 후폭풍으로 내수가 둔화하며 성장 동력이 힘을 잃는 모습이다.

반면 물가는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한국은행은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2.4%에서 2.6%로 올렸다. 이러다가 물가는 오르면서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 터널에 갇힐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 서울머니쇼플러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을 보일 때는 지금까지 부동산 투자 문법과 완전히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영향이 다행히 단기에 그치더라도 한국 경제는 이미 저성장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라는 조언이 특히 많았다. 어떤 곳, 어떤 유형의 상품을 사도 가격이 오르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35세 여성이 좋아하는 부동산에 투자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한국 인구구조에서 MZ세대가 46%가량을 차지한다"며 "이들이 부동산 주요 소비층인 만큼 MZ세대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20년간 MZ세대가 선호하는 타운맨션, 즉 인프라스트럭처가 잘 갖춰진 대형(2000가구 이상) 아파트가 가장 탄탄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전문가들은 단기 유망 상품으로는 청약시장을, 장기적으로는 재건축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새 아파트에 접근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정지영 아임해피 대표는 "내년 청담동과 반포동을 비롯해 방배·잠실 등 강남권에 좋은 청약 물량이 많다"며 "원자재 가격이 폭등해 분양 가격이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청약의 유효성은 2024년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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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에서 신규 주택을 공급하려면 재건축·재개발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이상 장기 투자할 생각이라면 정비사업을 고려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박 교수는 특히 "서울시가 진행하는 신속통합기획을 추진 중인 재건축 단지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재건축 사업의 성패는 사업 속도가 정말 중요한데,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으로 밀어주는 단지는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은 철저히 입지를 따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남, 성수, 노량진 '재개발 3대장'이 가장 좋지만 접근 자체가 어려운 사람이 많다"며 "자금력이 떨어진다면 방화뉴타운 등도 의외로 괜찮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초기 단지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작년부터 올해 사이에는 정부가 재건축 등 규제를 줄줄이 풀면서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단지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는데 이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시점이라는 얘기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내년쯤에 규제만 풀린다고 사업이 빨리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사람들의 실망 매물이 나와 시장이 출렁일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틈새 상품으로 분류되는 지식산업센터, 생활형 숙박시설, 분양형 호텔 등은 당분간 쳐다보지 말라는 조언이 많았다. 박원갑 위원은 "스태그플레이션 때는 시장에서 가장 주력인 상품을 사야 한다"며 "2019~2021년 아파트에 집중된 규제에 따른 반사효과 때문에 이들 틈새 상품 가격이 너무 고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형 부동산 가운데 주요 상품 유형인 빌딩과 토지 투자도 선별적으로 접근하라는 주문이 많았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고금리 상황에서 수익형 부동산은 '될 놈만 되는' 사례가 많다"며 "대출이자가 급등하면 임대수익이 따라가지 못해 수익형 부동산이 큰 타격을 받는데, 이때도 살아남아 미래에 큰 이득을 안겨주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사람이 몰리는 입지와 MZ세대에 미치는 소구력, 무인화 등 변하는 트렌드를 고려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토지 투자의 달인'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도 "토지 투자는 어려움의 정도가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부동산 유형"이라며 "내재 가치가 확실한 수단인 만큼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경기가 좋아지지 않으면 개발사업 상당수가 지연되거나 멈출 것"이라며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주변 토지에 투자해도 최소한 공사가 시작됐는지는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 측면에서 장점이 확실한 경매 시장에 주목하라는 조언은 서울머니쇼 첫날에 이어 또 나왔다. 유선기 아르고대부투자연구소 대표는 경매 투자에 가장 적절한 시기를 고르는 팁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매달 매각 건수가 2300~2500건일 때 △낙찰가율이 장기 평균보다 하락할 때 △공인중개사 응시율이 뚝 떨어질 때 등을 추천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보수적 투자가 강조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달러 패권이 약화되면서 이 같은 '환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개인은 금의 비중을 높여 방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국내 금값(신한은행 기준)은 올 들어 11월 말까지 16% 올랐다.

[특별취재팀=문일호 기자(팀장) / 손동우 기자 / 우수민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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