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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 (일)

이동관 자진사퇴·방통위 파행 부른 巨野의 탄핵 중독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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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탄핵 협박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사퇴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안이 정당해서가 아니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방통위가 장기간 식물 부처가 될 게 불가피해서다.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낸 탄핵안은 헌법재판소가 9명 전원일치로 기각했을 정도로 근거가 없었지만, 그 결정이 나오기까지 167일 동안 장관 업무가 정지됐다. 그나마 행안부는 차관이 장관을 대행할 수 있다지만 방통위는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그동안 위원장을 포함해 2명으로 운영됐는데, 탄핵안 가결로 위원장 업무가 정지되면 상임위원 1인 체제가 된다.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는 의사결정이 불가능해진다. 이를 고려해 이 위원장이 사퇴한 것이라고 하니, 민주당은 차기 위원장 지명에 협조해 탄핵안 발의로 빚어진 방통위 파행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사퇴는 꼼수"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직서 수리를 말라"는 압박까지 했다. 탄핵안을 헌재로 끌고 가 방통위를 차기 총선 때까지 마비시키겠다고 작정한 게 아니라면 이럴 수가 없다. 친야 매체를 통해 민주당에 유리한 편파 뉴스를 계속 생산하는 게 '방통위원장 탄핵'의 진짜 목적인가.

민주당은 그동안 탄핵을 무기로 국정을 수시로 협박했다. 이 장관에 이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을 거론하더니 1일에는 이재명 대표를 수사했던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의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검사 탄핵으로 당 대표 수사를 막겠다는 '법치 유린'의 속셈이 보인다. 강경파 의원들은 윤 대통령 탄핵까지 운운하니 기가 막힌다. 이는 대통령선거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다.

이참에 탄핵을 협박 무기로 쓸 수 없도록 헌법재판 제도를 개선하는 게 옳다. 헌재는 "직무 수행과 관련된 법 위반이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해야 한다"는 탄핵 요건을 제시한 바 있다. 그에 턱없이 못 미치는 탄핵안 발의는 조기에 기각하도록 입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국정을 짓밟는 다수당 횡포를 차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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