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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8 (수)

쓰라린 'EV9'의 교훈…기아, 저가 전기차 공습에 '정면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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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기아가 3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에서 기아차의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SUV) '더 기아 EV9' 차량을 소개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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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기아가 쓰라린 'EV9' 흥행 부진의 아픔을 딛고 저가 전기차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기아의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15만1000대 수준이다. 지난 4월 공언한 올해 목표치인 25만8000대의 59%에 불과하다.

기아는 올해 전기차 시장에 야심차게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를 출시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1㎞로 기아 전기차 중 가장 긴 데다가 이전에 없던 첫 3열 전기 SUV인 만큼 EV9에 거는 기대가 컸다.

실제로 지난 5월 사전계약 기간 8영업일 만에 1만367대의 계약이 체결되며 역대 플래그십 모델 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떨어지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EV9의 국내 출고량은 △6월 1334대 △7월 1251대 △8월 408대 △9월 1163대 △10월 833대에 그쳤다.

기아는 EV9의 핵심 판매 거점을 미국과 유럽 등 국외로 옮겨 수출 물량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대로 라면 연말까지 목표 판매치의 미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

EV9의 흥행 실패 이유는?…"비싼 가격 때문에"

주력 제품이었던 EV9이 예상 외로 흥행이 저조한 이유는 비싼 가격 때문이다. 출시가 7337만~8397만원대에 옵션까지 추가하면 가격이 1억원대에 육박한다.

경기침체에 고금리가 겹치며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상황에서 대형 전기차를 출시한 건 기아의 전략 실패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출시된 레이EV가 한 달 만에 1300대 넘게 팔리며 EV9을 앞선 것만 보더라도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가늠케 한다.

레이EV는 중국 CATL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원가를 낮춰 국내 최초 출시된 경형 전기차다. 가격(4인승 승용 라이트 기준)은 2775만원이지만,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얼리 머저리티(약간 먼저 신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전기차 접근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프라뿐 아니라 가격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며 "EV9의 예상보다 낮은 판매는 다른 요인보다 가격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기차 대중화 앞장…든든한 이익체력 뒷받침

한국은 글로벌 주요 자동차 시장 중 전년 대비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한 거의 유일한 국가다. 그러자 국산차·수입차 할 것 없이 더욱 저렴한 전기차를 시장에 잇달아 투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되자 기존 공격적으로 제시했던 전기차 관련 투자 계획을 잇달아 재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아는 신차 출시나 설비 투자 등 전기차 관련 사업계획을 기존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본격적으로 가격 경쟁에 뛰어들어 판매량을 확대하는 대중화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로 접어드는 단계에서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특히 저가형 소형차 위주로 이동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지만 이익체력이 뒷받침되는 만큼 가격 인하 압박을 견디기에도 유리해졌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아는 매출액 대비 낮은 고정비 비중으로 테슬라와 전기차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완성차업체"라고 평가했다.

기아는 최근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준중형 SUV 'EV5'를 국내보다 중국 시장에 먼저 출시했다. 가격은 14만9800위안(약 2700만원)으로 내연기관 SUV 스포티지의 중국 판매 가격과 비슷하다. 테슬라 모델Y보다 2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당장 내년에도 소형 전기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EV3'와 준중형급 세단형 전기차 'EV4'이 각각 상·하반기에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인 높은 가격 문제를 해소해 나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부터 가격을 낮춘 새로운 제품군을 순차적으로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현수 연구원은 "내년 출시될 EV3와 EV4는 생애 첫 전기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가격 측면에서 접근성을 높여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다정 기자 d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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