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04 (월)

中 전기차 산업이 주는 시사점[목멱칼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필자는 최근 비즈니스사절단을 구성해 중국을 다녀왔다. BYD, 지리차, 하이파이차, GM상하이차, 기아 등과 함께 B2B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했다.

보조금 삭감, 충전 불편, 화재 위험 등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은 정체 양상이나 중국은 급성장 중이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중국 내 전기차 판매는 628만대로 자동차 총 판매 대수(2004만대)를 고려하면 그 비중은 31.4%에 이른다. 이제 세계 전기차 중 중국산 비중은 58%가 됐다. 중국산 수출도 급성장세다. 수출은 2020년 99만대, 2021년 201만대, 2022년 311만대로 매년 50∼100% 이상 성장세를 보이면서 올 10월까지 392만대로 세계 1위 수출국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초기 폭스바겐, 도요타, 현대차 등 외국기업의 내연기관차 중심의 산업 주도는 최근 지리차, BYD, 상하이차, 북경차 등 토종업체들의 전기차 중심 산업 주도로 변화됐다.

이데일리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관리혁신도 빠르다. 어떤 업체들은 한 기업 내 부가가치 사슬을 모두 구축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BYD는 배터리, 반도체, 파워트레인, 소프트웨어, 전자기기 등 자동차관련 가치 사슬 전반을 기업 내 구축해 거래비용을 낮춘다.

어떤 기업들은 외국기업 역량을 활용한다. 모기업은 R&D에 집중하면서 생산, 판매 등은 외국기업을 이용한다. 지리차는 상하이에 4만명 연구인력을 보유해 차량과 기술개발에 전념하면서 스웨덴 볼보, 폴스타, 벤츠 산하 스마트, 영국 로터스, 프랑스 르노, 말레이시아 프로톤, 폴란드 EMP 등 해외 12개 브랜드와 M&A 혹은 전략적 제휴를 이끌어낸다. 본부는 자동차 설계, 공장·생산라인 설계, 애프터서비스 제공 등 서비스제공자(Service Provider)로 변신하면서 생산이나 판매는 해외를 활용한다. 미국, 유럽과 통상마찰을 회피하면서 소비자 제품수용성을 높이는 것이다. 지리차는 국내외 12만명으로 190만대 이상 생산하는 글로벌 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또 다른 기업들은 차별화를 펼친다. 하이파이차는 BMW나 벤츠를 추월한다는 전략으로 대당 한화 1억 6000만원∼2억원의 고급 전기차를 생산해 월 1000여대 이상 판매하고 있다. 완전 스마트공장을 구축했고 작업장은 화이트칼라 사무실을 무색하게 한다.

중국의 급성장세는 다양한 요인에서 기인한다. 지난 30여년간 생산 경험과 기술축적 속에서도 이렇다 할 브랜드가 없어 서방과 경쟁이 어려웠던 업계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산업 변혁기를 활용한 것이다. BYD는 내연기관차에선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1992년 20명으로 회사 설립 후 배터리 업체로 먼저 성공한 후 전기차 산업에 진출하면서 2019년 27만대, 2023년엔 300만대 전기차 생산업체로 성장한다.

매년 2500여만대가 넘는 광활한 내수시장, 중국산 한정 보조금이나 지방정부의 대기업 투자 등 정부 지원도 급성장 요인 중 하나다. 현재 중국 전역엔 100여개 이상의 완성차 업체들이 가동 중이다.

충전시설 등 제도 지원도 눈에 띈다. 중국의 경우 한국과 달리 대부분 아파트 주차장 내 세대별 주차공간이 지정돼 있고 전용 충전기가 설치돼 있어 95% 이상 충전은 가정에서 편히 이루어진다. 충전료는 한 달 5000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중요한 점은 사회주의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보장되는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다. 완성차 업체 간은 물론이고 부품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필자가 방문한 모든 업체들은 개방과 경쟁이 최고 가치라고 주장했다. 노사분규가 없어 경영층과 근로자가 기술혁신과 경영, 생산에 전념할 수 있는 점도 중국 기업들의 급성장 요인 중 하나다.

중국에 대해 정확히 알고 이에 대응하는 지중지용(知中知用) 전략이 필요하다. 안정된 노사관계 토대 위에 기술혁신에 집중하는 한편, 지금까지 그랬듯이 좁은 내수시장을 탈피하여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지금, 정부와 기업은 물론 경영층과 근로자들의 협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