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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한은 "내년 물가 2%대 안정 … 반도체 부활땐 성장률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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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기준금리 3.5% 유지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며 7차례 연속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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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내년에도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당초 예상보다 강도가 세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뚜렷하게 살아나겠지만 건설투자가 둔화되고 수출은 강하게 반등해도 소비가 정체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30일 한은은 11월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지만 각종 글로벌 악재가 집중됐던 올해(1.4%)에 비해서는 개선세가 뚜렷하다. 올해 3.6%로 예상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2.6%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한은은 경기와 물가,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는 경제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는 점을 의식해 기준금리를 7차례 연속 3.5%로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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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경제에는 수출 확대와 내수 둔화, 제조업 경기 개선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두 개의 큰 전선이 맞부딪힌다. 이 같은 전황에 따라 내년 각각 1%대와 2%대로 성장률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한은은 전 세계 제조업 경기 변동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으로 내년 성장 경로가 불확실하다고 보고, 시나리오별 성장률 전망을 내놨다.

대외 원자재 가격 변동과 제조업 경기가 내년 2%대 성장을 판가름할 핵심 요인이다. 중동발 분쟁이 심해져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단기간에 치솟으면 내년 성장률은 1.9%로 떨어져 2%대를 기록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면 2.3% 성장도 가능할 전망이다. 내년 성장률 2.2%를 예상한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을 웃도는 수치다.

대내적으로는 수출과 내수가 맞부딪힌다. 일단 반도체·자동차 상품 수출 등이 내년 경기 회복을 주도한다. 올해 수출은 2.3% 늘어나는데 내년에는 3.3%로 증가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올해 상품 수출 증가율은 불과 3개월 전 한은 전망(0.7%)에 비해 크게 뛰어올랐다. 올 하반기부터 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된 영향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역시 올해 300억달러에서 내년 490억달러로 크게 불어난다. 반도체 기업에서 첨단공정 투자가 확대되면서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0.4%에서 내년 4.1%로 뛴다.

문제는 소비다. 고금리 여파가 지속돼 국민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올해와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모두 1.9%로 더딜 전망이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10개월 연속 3.5%로 유지했다. 최근 다시 꿈틀하는 물가나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소비·투자를 비롯한 실물경제는 아직 금리 인상의 충격을 감당할 체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현재 긴축 기조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충분히 수렴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언제든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매파적' 발언으로 시장 견제에 나섰다. 이 총재는 "저를 뺀 금통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생각하지 않고 아직 안심할 단계도 아니다"며 "고금리 지속으로 건설사 등에 문제가 생기면 하나씩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한은이 섣불리 기준금리에 손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미국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이뤄지면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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