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부울경 민심에 악재? 자초한 일"
29일 부산 해운대구청 직원이 외벽에 걸려 있던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응원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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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를 두고 정부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이 흔들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엑스포 유치 불발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정권 자체에 대한 신뢰를 아주 무너뜨린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우리 국민들이 가졌을 실망은 단순히 실패했다, 그거보다 그동안의 호들갑 (때문)"이라며 "이런 정부를 믿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나 이런 절망 같은 게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것은 제 부족이라고 생각해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며 "(유치전을) 총지휘하고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께 실망시켜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총장은 "(책임 인정은) 처음인 것 같다. 선거가 가까워져 가는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형식으로 사과 메시지를 낸 것은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1년여 만이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인터뷰에서 "유치할 것처럼 '박빙이다', '역전한다'고 당당하게 어떤 근거가 있는 것처럼 온 언론에 도배가 됐다. 거기에 속았다"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설사 이게 안 된다 하더라도 우린 이런 전략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간다 이렇게 정확하게 얘기를 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썼어야 한다"며 "노력은 하되 현실적인 얘기들을 국민들하고 소통해 가면서 가야 한다"고 짚었다.
이 전 의원은 "관료 사회에 뿌리 깊은 상명하복 문화. 정치적 용어로 권위주의, 윗사람한테 눈치 보고 진실을 얘기하지 못하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타이밍을 놓친다"면서 "이걸 직시하지 못하면 앞으로 엑스포 유치 실패와 같은 일들이 계속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또 엑스포 유치 실패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울경 지역 민심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자초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부산지역 국회의원 현안회의'를 여는 등 부산 민심을 살피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낙심하고 계실 부산시민을 위로하고 부산 발전을 이끌어 나갈 과제들을 책임 있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빠른 시일 내 부산을 방문하기로 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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