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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美 금리 인하 기대에…금부터 비트코인까지 모든 것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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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미국 국기와 뉴욕 월가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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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을 끝낸 것을 넘어 생각보다 빨리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며 모든 자산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과 국채 같은 방어적 자산은 물론 콜 옵션, 비트코인, 게임스톱 같은 밈 주식 등 투기적 자산까지 동반 랠리를 누리고 있다.

지금과 같은 역동적인 강세는 지난해 여름에 짧게 나타났던 랠리를 기억나게 한다. 당시 투자자들은 연준이 곧 금리 인상을 멈추고 통화정책을 전환(pivot, 피봇)할 것이란 기대로 모든 자산의 가격을 끌어올렸다.

마켓워치는 최근의 랠리는 연준이 생각보다 이른 내년 초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S&P500지수 대비 수익률이 저조한 많은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이 수익률 추격에 나서면서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시작된 FOMO

빔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이자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모한나드 아마는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펀드매니저들의) 수익률 추격 매수를 과소 평가하지 말라"며 "전문적으로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수익률이 좋은 종목을 추격 매수하려) 뛰어들고 싶은 유인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소스닉은 이메일 코멘트에서 월가가 또 한 번의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즉 랠리에서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굴복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모가 돌아왔다!"며 "(머니마켓펀드에 넣어두면) 여전히 연 5%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지만 현재로선 여러 종류의 위험자산에 투자하면 빠른 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이 현금은 쓰레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게임스톱, 2일간 30% 이상 폭등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지금 어디에 돈을 쏟아 붓고 있을까. 우선 대표적인 밈 주식인 게임스톱은 지난 28일에 13%, 29일에 20% 폭등했다.

투기적 기술주에 투자하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28일에 2.7%, 29일에 0.4% 올랐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6.9% 상승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봄 이후 처음으로 3만8000달러를 돌파했다. 이 결과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29일엔 0.3% 하락했지만 28일엔 7.1% 급등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4거래일 연속 21.6% 급등했다.


S&P500 콜 옵션 투자 급증

엔비디아처럼 변동성이 큰 종목에 대한 옵션 투자도 활발하다. 콜 옵션은 특정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 풋 옵션은 특정 가격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옵션 투자는 주가가 예상했던 방향으로 움직이면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어 투기적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옵션메트릭스의 계량분석 팀장인 가렛 디시몬은 최근 엔비디아에 대한 옵션 투자가 늘어난데 대해 "기본적으로 엔비디아의 큰 주가 변동에 돈을 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P500지수와 연계된 콜 옵션 수요도 급증했다.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콜 옵션 대비 풋 옵션 비율은 2주일 전 1.20에서 전날 0.79로 떨어졌다. 이는 S&P500지수가 상승할 것이란 베팅이 늘었다는 의미다.

골드만삭스는 콜 옵션 대비 풋 옵션의 비율이 더 내려가 옵션 거래가 더 극단적인 낙관론으로 치우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토로의 미국 주식 전략가인 캘리 콕스도 마켓워치에 보낸 이메일에서 "옵션 트레이더들이 한달 내내 수익률을 따라잡기 위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어 자산도 동반 랠리

투기적인 자산 가격만 뛰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방어 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도 늘어났다. 금의 가격 변동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수단인 SPDR 골드 셰어즈 EFT(GLD)는 최근 금값이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다른 방어 자산인 국채도 수요가 늘며 수익률이 급락했다. 특히 단기물인 2년물 국채수익률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며 장기물과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커지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졌는데 이는 국채시장의 강세를 의미하는 불 스티프닝(Bull steepening) 현상이다.

퍼이퍼 샌들러의 옵션 팀장인 대니 커쉬는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밈 주식이나 비트코인, 옵션, 금, 국채 투자가 "모두 같은 거래"라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급격하게 수익률을 쫓는 투자라는 지적이다.


내년 3월 금리 인하 기대 45%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 28일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으로 촉발됐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고 있다"며 "3개월이 될지, 4개월 혹은 5개월이 될지 모르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정말 낮아지고 있고 하락세가 분명하다면 인플레이션이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정책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의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내년 3월에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45%로 높였다.

다만 빔 자산관리의 아마는 "모든 사람들이 금리 인하는 빠를수록 주식에 좋다고 생각하는데 연준이 내년 1분기에 금리를 인하한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것은 경제에 대한 문제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낙관론에 휩쓸리지 말고 현재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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