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국 BGF리테일 부회장 승진 후 점주와 첫 분쟁
삭발까지 한 CU 가맹점주 “가맹본사, 마케팅 부담 점주에 전가”
신상품 발주 비율 80%→70%로...BGF리테일 “가맹점 실질 수익에 도움”
29일 최종렬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생신상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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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본사와 가맹점주가 내년 상생안을 놓고 기싸움에 돌입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에서 특히 잡음이 심하다. CU 가맹점주들은 매출 부진, 고정비 급증, 폐기제품 부담 가중을 호소하며 상생안 개선을 요구하며 삭발까지 감행했다. 홍정국 BGF리테일 부회장이 승진 후 점주와 첫 분쟁이라 업계의 관심이 특히 모아지고 있다. 이번 CU 갈등을 시작으로 향후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 전반으로 상생안 줄다리기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CU가맹점주협의회(이하 CU협의회)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도 상생안 중 하나인 ‘상생신상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이는 신상품 품목 중 80%를 발주하면 최대 월 15만 원의 비용을 가맹본사가 지원하고 폐기량에 비례해 최대 월 50만 원의 폐기 비용을 차등 지원하는 제도다. CU 가맹본사인 BGF리테일은 지난해 가맹점에 전기료 지원을 중단하는 대신 이 제도를 신설했다.
CU협의회는 상생신상제도를 1년여 간 운영해보니,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가맹본사는 상생신상품을 월 평균 156개, 최대 239개 지정하고 있는데, 이 중 80%를 발주해도 발주상품 일부가 판매되지 않아, 오히려 폐기 부담이 높아졌다는 게 가맹점의 불만이다.
CU협의회가 점주 500여 명을 대상으로 상생지원제도 만족도 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92.9%가 상생신상제도의 만족도를 60점 이하로 평가했다. 또 ‘매출 및 수익에 기여한다’는 답변은 33.3%인 반면, ‘별 영향 없다’는 33.6%,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22.2%로 각각 조사됐다.
박민자 CU협의회 상생국장은 “부정적 평가가 높은데도 가맹본사가 이 같은 상생신상제도를 강행하는 이유는 본사의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대신 그 부담을 점주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9일 편종만 CU가맹점주협의회 대전·세종·충청 지회장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상생신상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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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협의회는 불합리한 상생신상제도를 폐지하고 전기료 지원으로 환원하거나, 이마저도 어렵다면 제도의 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가맹본사가 지정하는 신상품 개수를 고정하고 10여년 전 설정된 폐기상품 철수비용을 현재(6만 원+발주금액 0.3%)보다 상향한 11만원+발주금액 0.5%로 조정해달라는 것이다. 최종렬 CU협의회장은 “상생신상제도를 폐지하고 진정한 상생을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점주들의 지적을 반영, 현재 CU협의회에 해당 제도의 내년도 개선안을 제시한 상태다. 개선안은 현재 80%인 신상품 발주 비율을 70%로 낮추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가맹본사의 지원금 지급 허들을 낮추고, 점주의 발주·폐기 부담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가맹계약과 별도로 단순비용 지원 방식이 아닌 가맹점의 실질적인 수익성 향상을 돕는 상생안을 운영하고 있다”며 “내년도 상생안이 확정되면 개별 가맹점에 충분한 안내와 동의를 얻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U에서 이번 갈등이 촉발된 핵심 원인이 전기료 등 가맹본사의 고정 지원비 축소인 만큼, 상생안 협의가 한창인 타 편의점사에도 불똥이 튈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CU와 마찬가지로 점주협의회 측과 내년도 상생안을 협의하고 있다.
다만 이들 회사는 큰 갈등은 없을 것이라며 낙관했다. 2019년부터 전기료 지원 중단을 선언한 GS25(GS리테일)는 가맹점과 나누는 수입 배분율을 기존 보다 8% 늘렸다. 올해 전기료 지원을 중단한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도 발주 장려 지원금, 냉장상품 매입 지원책을 신설했다. 이마트24는 애초부터 별도의 전기료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이투데이/유승호 기자 (pete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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