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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7 (화)

[사설] “정권 끝장”이 연임 일성인 민주노총 위원장… 입지만 좁아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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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양경수(오른쪽) 민주노총 위원장 당선자가 28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당선증을 받은 뒤 이선규 민주노총 중앙선관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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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에 선출되며 사상 첫 연임에 성공한 양경수 위원장의 일성은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겠다”였다. 그가 조합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선출된 것도, 강도 높은 정치투쟁만을 예고한 것도 걱정스럽다. 사방에서 분출하는 변화 요구에 눈과 귀를 모두 닫고 있는 듯하다.

양 위원장은 21~27일 실시된 임원 선거에서 56.61%를 득표해 2위 후보(31.36%)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그의 당선 일성은 낡은 이념의 언어로만 가득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 투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변화와 혁신의 기관차가 돼야 한다는 포부로 임했던 선거였다"며 “윤석열 정권 퇴진은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민중의 요구”라고 했다.

양 위원장은 정권을 향한 민중의 요구만 말할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을 향한 국민과 조합원의 요구를 언급했어야 했다. 현 정부가 노동계를 적폐로 삼고 집중적으로 때릴 때 지지율이 올라갔던 이유를, MZ노조가 강성노조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까닭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한국전력기술, 포스코, 쿠팡 등 대기업 노조들이 줄줄이 민주노총을 탈퇴하면서 “조합원 이익보다 정치투쟁에 골몰해서”라고 밝힌 것으로 충분히 설명이 될 것이다.

노동계에 지금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숙원인 ‘노란봉투법’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 결정이 임박했고, 정부가 백기를 들긴 했지만 일부 업종의 근로시간 확대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유예나 외국인근로자 확대에 따른 노동여건 변화 등도 중차대한 문제다.

흑백으로 무 자르듯 딱 하나의 정답만 있는 사안은 많지 않다.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 풀어야할 것이 대부분이다. 한국노총이 이달 중순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면서 “경제위기 피해가 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이라고 밝힌 점을 곱씹어야 한다. 소통은 않고 충돌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민주노총은 전 정권에도, 그 이전 정권에도 대화를 거부했다. 변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음을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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